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개에게 물린 곳 개털 붙이면…

인수공통전염병인 광견병은 병이 발생되지 않도록 국가가 예산을 들여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이번 예방접종 기간은 17일까지(4일부터 시작)이다. 지역이나 예전에 진료를 받은 곳과 상관없이 가까운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평상시의 10% 비용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생후 3개월 이상 모든 개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개과 동물 이외의 포유동물은 반드시 사독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고양이과 동물이 생독광견병 백신을 맞았을 경우 뇌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뇌막염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음으로 절대 생독백신 접종은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국가 광견병 예방접종 기간이 되면 동물병원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왜냐하면 이 기간 동안 집에만 있던 개들이 공식적으로 1년에 한 번 대문 밖으로 외출을 하기 때문이다. 통제가 풀린 개는 가는 곳마다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 전봇대와 동물병원 모퉁이, 벽 등에 배뇨를 한다. 어떤 개는 긴장을 하거나 겁을 먹어 대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종류의 견공들은 사람과 접촉이 거의 없어 백신 주사를 맞히려고 잡으면 발작을 하곤 한다. 보호자를 무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혼합진도견종은 더더욱 날카롭다. 주사 한 대 맞는데 30분 이상이나 걸릴 정도로 의사와 보호자들은 개와 씨름을 한다. 그리고 목줄이 풀린 관계로 다른 개와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 정도 되면 병원 직원들은 보호자에게 개를 통제해 달라고 부탁하고 대소변을 치우는데 정신이 없다.

국가는 주사 시술료로 병원에 마리 당 250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2천원은 보호자가 부담한다. 1960년도에 정한 것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에 행하는 독감예방접종(1인당 1만원)처럼 동물병원에도 시술료가 현실화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마당에서 자라는 개들이 1년에 한 번 동물병원에 나들이할 때 병원 직원들에게 환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광견병의 증상은 두 가지. 침울형과 광폭형 증상이다. 침울형은 사람이나 동물을 싫어하고 어두운 곳으로 찾아들어가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광폭형은 이빨을 드러내고 무엇이든 물어뜯으려 한다. 침을 흘리고 포악해지는 경우 물을 먹으려고 하는데, 인후두가 마비돼 물을 먹지 못해 나중에는 물을 싫어하게 돼 공수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개가 사람을 물면 반드시 병원에서 WHO(세계보건기구) 규정에 따른 임상 병성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은 간이검사가 발달돼 광견병 항원검사를 타액으로 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시행해 조기에 질병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에게 물렸을 경우 나이 드신 분 가운데 개털을 잘라 참기름에 발라 상처 부위에 붙이면 된다고 믿는 분이 많은데, 믿지 말기를 바란다. 사람은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개는 동물병원에서 광견병 검사를 하기 부탁드린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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