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과 울릉교육지원청이 소규모 중학교를 통폐합해 기숙형 공립 중학교를 설립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부모의 재정 부담을 덜고 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사정과 맞지 않는데도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최근 군내 초'중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기숙형 공립중학교 설립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울릉교육지원청은 12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해 찬성의견이 절반을 넘을 경우 4개 중학교를 통폐합해 오는 2015년까지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할 방침이다.
교육 당국은 매년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육비 지원을 집중하면 학부모들의 재정 부담이 줄고 소규모 학교에서는 불가능했던 예체능 교육과정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내 중학생 수가 올해 212명에서 2016년이면 17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 공동체 생활과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다양한 특기 적성 교육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지난해 3월 개교한 충북 보은 속리산중학교를 성공 모델로 보고 있다. 울릉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울릉도 학생들의 감소 추세를 볼 때 3년 후면 서면과 북면의 학교 2곳은 폐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기숙형 공립중학교가 설립되면 초등학교 학생 수가 늘어나 작은 초등학교를 살리는 효과를 볼 수 있고, 특성을 살린 교육의 질과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역 여건을 고려한 다양한 의견 수렴과 논의가 우선인데도 교육 당국이 장점만 강조하며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가 1곳으로 집중될 경우 자녀 교육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학교 주변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아 면 단위 인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한 학부모는 "어린 학생들이 집을 지척에 두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 가족 간의 유대 단절과 인성교육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설립된 지 1년 남짓 된 속리산중학교의 정확한 교육효과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섬이라는 지역 사정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대상을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 학부모로 제한하고 있어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는 것. 주민들은 "의견 수렴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다 일방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홍보만을 위한 설명회 말고 장'단점을 모두 다룰 수 있는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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