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끈하게…" 文·安 '무소속대통령' 설전

'무소속 대통령'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제18대 대선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정당 후보론'과 '무소속 대통령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들이 직접 설전에 가세하며 격화되는 분위기다.

안 후보는 11일 청주교대 초청강연에서 정당 후보론을 꺼낸 민주당에 대해 "참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그는 "그런 논리라면 항상 다수당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이 다수당 (소속이) 되도록 힘을 모아줬는데 압도적 다수당이 되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정말 개혁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그런 말씀은 못 하신다.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굉장히 위험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기성 정치권에서 안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상이라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안 후보도 "저도 무소속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 안 한다. 정당에 소속되는 게 좋겠죠"라면서 "다만 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냐고 묻기 전에 정당 스스로 고통스러울 정도로 쇄신해 (국민이) '우리 정치가 스스로 달라졌구나' 하면 제가 가만있어도 (국민이) '뭐하냐. 정당 들어가라. 어떻게든 단일화하라'하지 않겠느냐. 제 말씀은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안 후보의 정당후보 비판론 언급을 듣고 "아유 정말,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며 말을 끝맺지 못했다.

민주당은 날 선 비판에 나섰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학자 중 그 말에 동의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면서, "'무소속도 할 수 있다'는 정도여야지 '무소속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안 후보의 생각은 궤변"이라고 폄하했다.

안 후보의 주장인 '무소속 대통령'에 대해 현실(現實)과 이상(理想)의 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소속 대통령은 국회의 협력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식물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고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은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무소속 대통령은 공상과학적 생각"이라고 했고, 조국 서울대 교수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무소속 대통령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순형 전 자유선진당 의원도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무소속 대통령은 헌법의 기본 정신, 기본 이념에 어긋나고 반하기에 안철수 대선 후보는 무소속 대통령을 주장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19대 국회의 협조를 못 받으면 국정 수행을 할 수 없고 큰 혼란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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