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여고에 경사가 났다.
금오여고는 11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 첫날 여고부 역도에서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 단숨에 '역도 명문고'로 우뚝 섰다. 역도부 창단 3년 만의 경사이자 선수 3명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낸 성과다.
이날 쾌거의 주역은 권유리(18'3년). 여고부 48㎏급에서 권유리는 인상 74㎏, 용상 97㎏, 합계 171㎏으로 각각 1위를 차지, 3관왕에 올랐다. 그는 용상과 합계에서 한국주니어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기를 들어 올릴 때마다 괴성을 질렀던 권유리는 자신의 별명이 "실전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할 때는 집중이 잘 안 됐는데 경기장에 오면 오히려 긴장이 안 되고 집중이 잘 된다"면서 "그래서 주변에서 '대회 체질'이라며 이런 별명을 붙여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3관왕의 진짜 비결은 피나는 노력에 있었다. 고3 수험생인 권유리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1시간 연습을 한 뒤 수업을 듣고 오후에 3시간씩 바벨을 든다. 이러한 근성 때문에 성적이 반에서 10등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권유리는 "내 기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밤늦게 1시간씩 연습한다. 친구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훈련 때문에 '야자'(야간자율학습)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졸업 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이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역도를 시작한 권유리는 고교 1학년 때인 2010년 전국체전 48㎏급에서 당당히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고 금메달 2개는 이슬기(17'서울체고)에게 내주고 말았다. 권유리는 "슬기는 실력이 좋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연습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음 목표는 2016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금오여고에 네 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선수는 임지원(18'3년). 그는 53㎏급 인상에서 80㎏을 들어 금메달을 땄고 합계 173㎏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오여고 역도부 이상래 감독은 "두 선수는 '연습을 그만하라'고 말하면 표정이 굳어질 정도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김성규 교장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한꺼번에 딴 것은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한편 이날 대구도 역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대구체고 유원주(18'3년)는 여고부 53㎏급 인상(79㎏)과 용상(98㎏)에서 2위에 올랐고, 합계(177㎏)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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