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서 채권으로 이동한 뭉칫돈…주식거래대금 2천억↓

채권 결제대금은 장내시장 44%↓

국내 자본 흐름의 무게 중심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8조840억원에서 올 9월에는 7조8천억원으로 2천840억원 감소했다. 반면 채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3조785억원에서 올 9월 7조원으로 4조원 정도 늘었다.

또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펀드누리에 따르면 올 8월 해외주식형펀드는 6천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국내주식형펀드도 예외는 아니어서 같은 기간 1조4천억원이 넘는 돈이 유출됐다. 하지만 해외채권펀드는 2천800억원이 유입됐다.

채권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은 금융회사들의 결제대금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채권 결제대금은 장내 채권시장의 경우 44.7%, 장외 채권시장은 7.5%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주식 결제대금은 57.1% 줄어들었다.

이는 증시 불안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관심을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은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올 9월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의 경우 며칠 만에 판매 물량이 동이 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채권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 재정 위기가 다시 확산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식 시장이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자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채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현대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채권 전문가를 영입, 채권운용팀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현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채권 운용 전문가를 최고 경영자 자리에 앉혔다.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채권 운용 전문가를 임원으로 선임하고 채권 운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토러스투자증권은 채권 중개 자격을 획득, 채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 거래 급감과 잇따른 펀드 환매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증권사들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들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장기 국채나 물가연동채권'장기 공사채 등을 많이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물가연동채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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