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

브레네 브라운 지음/서현정 옮김/북하이브 펴냄

우리는 왜 있는 그대로 행복하지 못할까?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세상이 요구하는 모습'이 되려고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낭비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너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돼?', '이래서야 남들이 뭐라고 하겠어?'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완벽함의 이상향' 역시 우리를 주눅 들게 한다. '행복한 은퇴를 위해선 몇십억원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고도 2개월 만에 처녀 때 몸을 되찾는다', '나이가 들어서도 우아하고 품위 있게' 등의 기사가 넘쳐나지만 그 모든 완벽성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12년에 걸쳐 수천 명의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한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이러한 '내 안의 마음 감옥'의 정체가 수치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만족시키려 해도 절대 만족하게 할 수 없는 바로 그 대상을 머릿속에 그려놓은 채, 내가 만든 '마음 감옥'에 갖혀 아무도 보지 않을 '트루먼 쇼'를 찍고 있다는 것. 저자는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라지고 숨고 싶고 심지어 파괴적인 행동으로 나를 끌고 가는 이 감정의 정체를 하나하나 파헤쳐간다.

브라운은 수치심, 취약성, 공감을 연구하는 휴스턴대학교 사회복지학 연구원. TED(강연회와 토크쇼를 결합한 형태의 '지식 콘서트' 형태의 글로벌 강연, 짧은 강연시간으로 18분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 연례대회에서의 특강 '수치심-나만 그런게 아니야'는 강연 통합 700만 회 조회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TED 역사상 10위에 꼽혔다.

그녀는 탁월한 언변이나 카리스마의 소유자라기보다는 아줌마 같은 외모에 강연 때마다 입술이 파르르 떨릴 정도지만, 약하디 약한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마음을 두드리고 심장으로 따뜻하게 스며든다. 312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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