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양궁 커플'임을 선언한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와 오진혁(31'현대제철)의 희비가 엇갈렸다.
12일 오전 대구 율하체육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전 양궁경기에서 오진혁은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이름값을 했으나 기보배는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기보배는 런던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 기보배는 여자 일반부 70m에서 337점을 쏴 정지민(부산도시공사), 고명지(창원시청), 김민정(현대모비스)과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여자 일반부 60m에서는 340점으로 공동 23위를 차지하는 수모를 당했다.
기보배는 "팀에 오랜만에 복귀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우리나라에 기량이 좋은 선수가 많아서 큰 욕심을 내지는 않았지만 동메달에 그친 게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그는 "(오진혁과)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 60m에서 부진했는데 다음 경기에는 제 컨디션을 찾아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오진혁은 세찬 바람 앞에서도 시종일관 집중력을 발휘했다. 먼저 치러진 남자 일반부 90m에서 331점(대회신기록)을 쏴 임동현(청주시청)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는 2008년 제8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장용호(예천군청)가 세운 330점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어 오진혁은 남자 일반부 70m에서도 344점으로 1위에 올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명예를 지켰다.
오진혁은 "올림픽에선 잘하면서 국내 대회서는 못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악착같이 했다. 금메달 2개를 예상하지 않았는데 상황이 잘 맞아 좋은 결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보배가 동메달 1개를 딴 것에 대해 "아직 경기가 남아 있으니 좀 더 자신 있게 하면 (기보배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격려를 보냈다.
한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을 향한 대구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오진혁은 경기 전부터 팬들의 사인 세례를 받았으며 기보배는 역시 경기가 끝난 뒤 몰려온 10대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는 등 올림픽 스타임을 증명했다. 두 선수가 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지켜보던 최금숙(53'여'대구 동구 율하동) 씨는 "기보배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서 경기장에 왔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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