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고경초등학교 2학년 1반 평균 나이가 43세인 이유는?

KBS1 '인간극장' 20일까지 오전 7시 50분 방송

KBS 1TV '인간극장-춘이 할매 전성시대'가 20일까지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아침이면 고이 간직해 둔 분첩을 꺼내 곱게 단장을 하는 장춘이(81) 할머니가 설레는 발걸음으로 향하는 곳은 집에서 10여 분 떨어진 초등학교다. 올해 3월, 81세의 나이로 입학해 2학년으로 월반한 장 할머니는 고경초등학교 최고령 학생이다.

아홉 살 친구 4명, 그리고 5명의 할머니까지 모두 춘이 할머니의 친구들이다. 평생 아내로, 어머니로 살아온 춘이 할머니의 학교생활을 가장 먼저 반긴 사람은 남편인 90세의 이병록 할아버지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찾은 할머니의 새로운 인생에 할아버지는 학부모이자 호랑이 과외 선생님을 자청했다.

한글이나 깨쳐보고자 시작한 공부, 매일 써야 하는 일기며 영어 수업, 게다가 쪽지시험까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은 학교생활이다. 하지만 오늘도 고경초등학교 2학년 1반 교실에서는 박장대소,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공부가 즐겁고 친구들이 소중한 장 할머니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장 할머니가 다니는 고경초등학교 2학년 1반의 평균 나이는 자그마치 43세다. 장 할머니의 단짝 친구 박방규(73) 할머니부터, 정갑수(68), 정화자(71), 이명자(59) 씨 등 다섯 명이 평균 연령을 올려놨다. 반장 시연이가 매일 아침 숙제검사를 하는 동안, 할머니들은 밭에 뿌려놓은 무씨 걱정이 한창이다. 담임교사는 엄청난 연령차의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따뜻한 배려로 교실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오늘도 고경초등학교 2학년 1반 교실에는 기절초풍할만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