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기 단일화" 압박 문재인…"때 아니다" 일축 안철수

文 "입당해서 경쟁하자" vs 安 "쇄신 전혀 없는데…"

"민주당 입당해서 단일화 경쟁하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진짜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잘 헤아렸으면 한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대해 민주통합당 입당을 처음으로 공식 요구했다. 입당 후에 야권후보 단일화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문 후보는 14일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서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안 후보에게 불리한 방법 아니냐는 염려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내가 후보로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 입당을 공식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가 적극적으로 단일화 문제에 대해 나선 이유로 후보 단일화를 빨리 매듭짓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만 신경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안 후보가 최근 새 인물 영입 등 정치세력 결집을 통해 '세 불리기'를 하는 것도 문 후보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문 후보는 또 공동정치혁신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도 안 후보에게 했다. '공동정치혁신위원회 구성'은 조국 서울대 교수가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안했던 방안이다. 조 교수는 "(양측이 기 싸움만 벌이는) 이런 모습으로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며 '3단계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다. 3단계 단일화 방안은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 관계 조율이 골자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입당 제안에 대해 "여러 번 말씀 드렸는데 진짜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잘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문 후보의 민주당 공식 입당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캠프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후보 단일화도) 단일화가 아니라, 더 정확한 표현은 연대이거나 연합"이라면서 "민주당의 쇄신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런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정권교체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공동정치혁신위 구성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안 후보는 공동정치혁신위 제안에 대해 "더 덧붙일 말씀이 없다"고 거부했고, 정연순 대변인은 "조국 교수의 3단계 단일화 방안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 측에선 민주당이 공동정치혁신위 구성을 제안하고선 위원장으로 조국 교수를 임명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위원회를 공동 구성하자는 제안을 해놓고 위원장 인선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게 어디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일부에선 안 후보가 머리 숙이고 (문 후보에게) 들어오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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