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그리고 정치에 한 발이라도 걸친 사람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역사와 같은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15일 발언은 매우 경솔하고 무책임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강제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한 그의 말 자체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
주시하다시피 경제민주화는 '1대 99'라는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폭발 직전에 이른 부의 양극화를 혁파하자는 시대정신의 표현이다. 그것은 지금과 같은 승자 독식의 정글자본주의, 재벌이 돈만 되면 서민의 밥그릇까지 빼앗는 천민자본주의를 좀 더 인간적인 경제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 출발은 우리 경제를 왜곡시키는 주범인 재벌부터 개혁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다. 이것이 역사에 역행한다면 그 역사는 도대체 어떤 역사란 말인가.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강제할 것이 아니라 재벌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동반성장과 공생을 그렇게 외쳤지만 골목 상권 탈취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땅 짚고 헤엄치기식 부의 대물림은 여전히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 여론의 집중포화가 아니었다면 재벌 빵집은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재벌이 경제민주화를 위해 스스로 한 것이 무엇인가.
역사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어떤 특정 목적을 위해 역사에 의지하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다. "역사에 대한 책임은 사람에게서 인류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해준다"(알베르 카뮈)는 말도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화장이 벗겨진 새누리당의 민얼굴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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