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달산다목적댐 건설이 3년 넘게 찬반논쟁을 거듭하고 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달산댐 건설을 원하는 포항 지역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포스코 확장 등으로 인해 2015년부터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8월 초 사전환경성검토 공람과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기세였지만, 달산면 주민들과 영덕군의회, 강석호 국회의원 등이 강력한 반대의지를 보이면서 달산댐 건설은 본타당성 조사비 10억원만 확보된 채 잠정 보류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주민의견'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달산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댐건설 반대 측은 '댐 건설이 무산됐다'는 현수막까지 내걸며 댐 건설 무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영덕군과 영덕지역 국책사업 추진위원회 등은 달산댐 건설을 주장하고 싶지만, 댐 건설로 피해를 입는 달산면민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파견한 댐 전담팀이 달산면민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댐 건설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현재 댐 건설을 위한 활동의 전부다.
댐 건설이 무산되면 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할 영덕군도 문제지만 공업용수 8만t을 공급받을 계획에 있던 포항지역 기업들도 물 부족 사태를 직면하게 된다. 포항시는 2015년 달산댐 건설 시기에 맞춰 포항블루밸리 사업을 추진해 모두 4만t의 공업용수를, 포스코는 공장 확장 계획에 따라 4만t의 공업용수를 각각 달산댐을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달산댐이 무산되면 블루밸리 단지와 포스코 공장 확장 등이 물 부족으로 인해 어려워져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영덕군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댐이기 때문에 포항시가 이를 두고 가타부타 할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나봉길 한국수자원공사 달산다목적댐 전담팀장은 "국토해양부가 달산댐 건설을 위한 주민설명회(2012년 8월 2일 예정)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취소 공고를 낸 것은 그만큼 찬반논쟁이 뜨겁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며"앞으로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영덕과 주변지역에 물 공급이 필요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댐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조 영덕군의회 의장은 "영덕군민 대부분이 찬성한다고 해도, 댐 건설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수몰지역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댐 건설 자체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이 '포항에 물을 주기 위해 영덕이 왜 희생해야 하며 수려한 경관의 오십천을 댐 건설로 멍들게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만큼 댐 건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달산댐 건설은 원전과 마찬가지로 가장 논란이 많은 지역 현안이다. 달산댐 건설이 환경파괴와 주민들의 피해를 가져올지, 지역에 경제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현재 댐이 들어선 타 지역의 상황을 거울삼아 달산댐 건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달산다목적댐은 달산면 흥기리 일원에 총 저수용량 4억8천200만㎥ 규모로 총 3천791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건설될 예정이었다.
영덕'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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