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과 작은 정이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16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삼덕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대구 지역의 홀몸노인들에게 성금 100만원을 전달하고 싶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재괌대한체육회 박재문(49) 회장. 재괌대한체육회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동포 선수단과 응원단, 임원진 등 82명을 이끌고 대구로 왔다. 골프와 축구, 볼링, 스쿼시, 탁구, 테니스 등 6종목에 참가한 선수단은 남자 볼링 5인조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박 회장은 지역의 소외된 홀몸노인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괌 동포들이 전국체전에 참여하는 동포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십시일반 모은 것이다.
박 회장은 "선수단들 대부분이 40, 50대로 젊었을 때 한국에 부모님을 두고 괌으로 떠나온 사람들이 많다"며 "항상 부모를 그리워하는 선수단들이 한국 사회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성금 전달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민간외교관 역할도 도맡았다. 이번 전국체전 기간에 괌 원주민 차모로족 고등학생 4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 단체는 학생들과 함께 대구경북의 관광명소인 칠성시장과 팔공산, 경주 등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학생들은 경기 개막식 때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며 행사의 흥을 돋웠고, 동포 선수단이 참여하는 경기에 참여해 선수단을 응원했다.
조셉 타마요(16) 군은 "한국으로 오기 전에는 대구는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며 "이번 방문으로 대구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제니엘 쿠엘라(16) 양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 한국에서 만든 좋은 추억이 많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울 것 같다"며 "가족, 친구들과 함께 다시 대구를 방문해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대회가 개최될 때마다 원주민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한국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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