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정수장학회'도 늦잡치나…朴 "조만간 입장 정리"

논란확산 불구 태도 안정해, '대통합' 행보 실효성 논란

'정수장학회' 논란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또 다른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까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정수장학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박 후보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논란도 실기(失期)하냐'는 위기감이 새누리당 내부에서 분출되고 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 개의 판결이 있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부랴부랴 연 것을 떠올린다는 말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정수장학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야권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5년 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라고 말했다.

예상문제가 뻔한데도 답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질책성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논란이 계속되다 여론이 다시 악화되고 박 후보가 지난 '과거사 기자회견'처럼 뒷북을 치면 또다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앙선거대책위는 16일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 최필립 이사장의 자진 퇴진을 압박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최 이사장의 임기(내년 3월)를 언급, "좀 앞당겨 먼저 그만두는 문제를 (정수장학회)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말끔하게 잘 정리하는 게 박 후보를 도와주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정우택 중앙선대위 부위원장도 "이사진이 퇴진 결단을 내리게 하길 바란다. (박 후보가) 우회적 표현보다는 더 강하게, 실제로 최 이사장 함자를 거론하면서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는 공식적인 표명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이사장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이었던 만큼 박 후보와의 링크가 없다고 할 수 없으니 네거티브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먼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다.

정수장학회 논란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박 후보가 10월 테마로 '과거와의 화해, 국민대통합'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는 17일 유신 선포일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수유동의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았다. 방명록에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의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앞서 경남 선대위 발족식에서는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정수장학회 논란에 묻히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당 내부의 대체적인 기류다.

한편, 박 후보가 17일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혀 기존 태도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회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수장학회 지분매각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등 당내에서 최필립 이사장의 조기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그 부분까지 포함해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이날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의 자신과 (정수장학회는)무관하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논란이 해법을 찾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