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니 리더십' 김천시청 농구 2연패

만 38세 김영옥 주장 역할 결승서 인천 국일정공 꺾어

김천시청이 제93회 전국체육대회서 2연패에 성공하며 여자 농구 1위 자리를 지켰다.

17일 오후 대구상원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전 농구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경북 김천시청은 인천 국일정공을 74대62로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천시청은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스피드와 정확한 슛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 전국체전 정상에 우뚝 섰다.

이날 김천시청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경남 사천시청이 14일 열린 준준결승에서 홈 팀인 대구 동아백화점에 49대51로 패해 김천시청의 2연패 성공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김천시청 김동열 감독은 "훈련을 할 때도 사천시청을 염두에 두고 했는데 상대가 일찍 탈락하면서 경기가 유리하게 돌아갔다. 국일정공도 좋은 팀이지만 우리가 전력에서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중반 상대팀과 20점 이상 점수 차가 나자 김천시청은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둔 시점에서 에이스 김영옥을 빼고 경기를 이어가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주장 김영옥의 '언니 리더십'은 대회 내내 빛을 발했다. 김영옥은 정확한 패스로 다른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슛 기회를 만들어줬고, 슛이 실패하더라도 "괜찮다"고 박수를 치며 사기를 북돋우는 등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영옥은 "원래 패스보다 공격에 더 자신이 있지만 오늘 다른 선수들이 컨디션도 좋았고 그들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가드 역할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김영옥의 올해 나이는 만 38세. 김영옥은 "우리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 엄마와 내 나이가 비슷하다. 그래서 애들이 농담으로 '엄마', '이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친근한 팀 분위기가 좋은 팀워크를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천시청 공무원 50여 명이 대구로 '원정'을 와 듬성듬성 빈 관중석에서 큰 함성 소리를 만들어냈다. 김천시청 스포츠산업과 안병권(46) 주무관은 "김천은 뚜렷한 지역 특색이 없는데 오늘의 승리로 이제 여자 농구하면 '김천'을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기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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