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구 북구 읍내동 5일장인 칠곡정기시장. 이날 장날이었지만 시장 현대화사업 공사를 위해 쳐 놓은 울타리 주변으로 수십 개의 노점상이 들어서 있었지만 울타리 안은 공터로 남아 있었다. 노점상들은 펜스 주변 인도를 점령, 장을 보러 온 손님들은 노점상의 물건들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피해 다닐 수밖에 없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좁은 골목에 노점이 들어서면서 장 보러 온 사람들은 어깨를 부딪치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장 보러 온 주부 정모(60'여'대구 북구 읍내동) 씨는 "시장이 없으면 멀리 떨어진 대형마트로 가야 하는데 운전도 못 하는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갔다가 오기는 무리"라며 "가까워서 이용하기는 하지만 빈 공터를 놔두고 좁은 골목에 무리 지어 노점상이 들어서 있다 보니 이용하는 데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칠곡정기시장의 현대화사업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착공 기간이 자꾸 미뤄지면서 시장 주변 주민과 상인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북구청에 따르면 펜스 내 부지에는 현대화된 칠곡정기시장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며 현재 기존 건물 철거와 건물주에 대한 보상이 완료, 설계 용역에 들어간 상태다. 칠곡정기시장의 현대화 논의가 시작된 지가 10년이나 됐고 북구청 또한 계획상으로는 올해 10월에 건물이 들어서야 하지만 추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당초 이달 중 착공 예정이었던 칠곡정기시장 현대화사업이 12월로 미뤄지면서 시장 이용에 대한 불편과 주변 상권의 침체를 걱정하는 주민과 상인들이 늘고 있다.
칠곡정기시장 현대화 사업은 2003년 대구시 소유였던 칠곡정기시장 부지 5천275㎡를 민간기업에 매각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때 대구시는 칠곡정기시장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24층의 주상복합건물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부지를 사기로 한 민간업체가 부지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4년 만에 매입을 포기했고 대구시는 결국 2008년 이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북구청으로 넘겼다. 북구청은 2009년에 칠곡정기시장에 대한 현대화사업에 착수, 지하 1층 3천500㎡, 지상 1층 2천500㎡ 규모의 전통시장형으로 건설하고 여기에 국비 36억원, 시비 12억원, 구비 12억원 등 총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해 10월 준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주변 상인들은 칠곡정기시장의 현대화가 자꾸 늦어지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칠곡정기시장 주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7년 전 이곳에 약국을 개업했을 때도 저랬는데 아직도 기초공사는커녕 아무것도 하고 있는 게 없다"며 "칠곡정기시장의 개발이 자꾸 미뤄지면서 이 동네가 칠곡지구 내에서 가장 낙후한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정기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올해 봄에는 착공에 들어간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꾸 늦어지니 완공을 기다리는 시장 상인들이 모이면 '언제 시작되나'하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당초 목표는 올해 3월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토지보상 문제와 시장 조성계획에 주민들의 의견 반영에 시간이 걸리면서 착공 시기가 불가피하게 늦어졌다"며 "올해 12월에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설시장으로 전환할 계획도 세우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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