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결혼이주여성은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사촌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당당한 '우리'의 일원이다. 인형극단의 배역을 맡아 아이들을 만나고 다니는 이들도 있고, 복지사가 돼 다문화가정이나 힘없는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겠다는 이주여성도 있다.
◆사회복지사가 꿈인 흐엉 씨
흐엉(27'사진) 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되려 한다고 했다.
8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흐엉 씨. 흐엉 씨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늦깎이 고등학교 학생이 됐다. 2010년 방송통신고에 입학한 것.
흐엉 씨는 "다문화가정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해주는 전문상담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정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물론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포함됩니다."
흐엉 씨는 공부가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영어가 힘들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배우긴 했지만 여전히 영어는 힘들다고 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들이 언어소통 문제로 제일 힘들어한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는 것. 비록 늦은 시작이었지만 남편과 아이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나도 인형극단 배우
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는 다문화가족들로 구성된 인형극단이 있다. 이주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인형극단은 지난해 '무지개 물고기'에 이어 올해도 인형극을 만들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6개월간의 연습기간을 거쳐 완성한 극은 '신청개구리전'. 창작극인 신청개구리전은 베트남 출신 엄마를 둔 아들이 친구로부터 놀림을 받자 엄마와의 갈등이 시작되는데, 결국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화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선보인 인형극은 완성도도 높아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인대학이나 중학교에서도 공연을 해달라고 할 정도다.
청개구리 역을 맡은 김프엉(39) 씨는 일곱 살, 네 살 아들을 둔 베트남 출신 주부다. 7년 전 한국에 왔으나 한국어가 서툴렀다. 6개월간 일주일에 2시간씩 맹연습을 했더니 한국말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아이에게 책 읽어 주는 데도 도움이 됐다.
김프엉 씨는 2008년 한국국적도 취득했으며, 현재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또 한 사람, 지난해 '무지개 물고기' 인형극부터 참여한 이선혜(27) 씨. 올해는 신청개구리전에서 엄마개구리 역을 맡았다. "할 때마다 힘들어요. 그러나 보람을 느낍니다. 내가 열심히 할수록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질 테니까 말이죠. 그래서 이렇게 다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자' 이렇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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