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좋은 소리를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 보청기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이 부담이다. 조은소리보청기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년 넘게 기증활동을 해왔다.
조은소리보청기는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주변을 돌보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회사다.
◆전국으로 나가다
1995년 '오디나보청기'로 출발한 조은소리보청기는 2006년 독일 지멘스그룹의 브랜드인 렉스톤(Rexton)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이름을 바꾸었다. 지멘스그룹은 세계적인 보청기 회사다. 조은소리보청기는 독점 공급을 통해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조은소리보청기만의 청각서비스를 완성해냈다.
또 난청 관련 분야의 보청기 산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조은소리보청기는 세계 굴지의 청각전문 기업들과 잇따른 제휴와 기술교류를 통해 난청 관련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독일 한사톤(Hansaton)과 한국독점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기호 대표는 "우리 회사는 국내 보청기 업계에서 처음으로 프랜차이즈 분야에도 진출했다"며 "현재 전국적으로 67개의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특히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가 보청기를 구입할 뿐 아니라 난청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종합 솔루션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회사에는 본사에 언어치료사 2명과 청각사 6명 등 청각에 관한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다.
이 대표는 "난청을 가진 이들 중 자신의 상태에 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돕기 위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조은소리보청기는 판매보다 서비스에 특별히 신경 쓴다. 회사 관계자는 "보청기는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성능은 거의 비슷하다"며 "가격이 2배 비싸다고 2배 좋은 제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히려 보청기를 구매한 뒤의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난청을 가진 이들은 청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대부분 더 나빠지지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식을 못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때문에 보청기를 구입한 이들의 청력을 6개월 단위로 꾸준히 검사해준다. 이를 통해 나빠지는 청력만큼 보청기의 증폭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시킨다. 또 무료 A/S는 물론 구입한 지 3년 이내에 분실할 경우 20% 가격만 지불하면 새 제품으로 바꿔준다.
◆보청기의 미래를 연다
조은소리보청기는 매출과 규모 면에서 국내 선두는 아니지만 국내 보청기산업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보청기를 국산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보청기 전문기업 최초로 지식경제부 주관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프로젝트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보급형 보청기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며 "3년간 1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회사는 산학협력을 통해 경북대에서 보청기용 칩 디자인을 완료하고 제품 디자인과 이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시제품을 제작한 뒤 식약청 인증을 받아 하반기에 국내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 대표는 "대구에서 시작한 국내 보청기 회사들이 많다"며 "대구가 보청기의 메카인 만큼 우리 회사가 한국을 대표하는 보청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국내 보청기시장은 전 세계의 2%도 되지 않는 작은 시장이다"며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산화를 통해 해외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소리보청기는 거품이 많은 보청기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위해 올해부터는 100% 가격정찰제를 시행했다. 현실화된 가격으로 고객 형편에 맞는 제품들을 준비해 좀 더 투명하고 근거 있는 가격 제시와 표준화로 앞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에서다.
이 대표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장기적으로 우리 고객을 만들 수 있다"며 "또 가격 거품을 제거해야 형편이 어려운 이들도 보청기를 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다
조은소리보청기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과 양질의 서비스만큼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해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10년 넘게 난청질환과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보청기를 기증해왔다.
회사가 보청기 기증을 시작한 것은 이 대표의 결심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청력검사 봉사활동을 위해 울산메아리학교에 갔다가 보청기를 끼면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할 아이들이 장애인처럼 수화를 배워서 살아가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너무 아파 그날 곧바로 보청기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후 보청기가 필요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보청기를 기증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 대표는 "리먼 사태가 터졌을 때 직원 월급이 밀리기도 했지만 보청기 기증은 멈추지 않았다"며 "직원들에게 보청기 기증은 우리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라며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청각언어장애복지관 후원회장을 맡아 10년째 연간 60개의 보청기를 기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출에 비해 기증 액수가 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대표는 기증 활동을 멈출 생각이 없다. 이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익에 신경 쓸 수밖에 없지만 귀가 들리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청기 사업은 이들의 아픔을 먼저 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에게 장애인, 어려운 이웃들은 함께 가야 할 가족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기증활동을 꾸준히 한 결과 이제 서서히 우리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기증활동을 계속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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