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전면전 태세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19일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에 파상공세를 펴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하며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안보를 빙자한 선거 개입"이라고 역공을 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과 관련,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진실"이라며 "진실이 무엇인가 그것만 밝혀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대선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로부터 "NLL 논란을 심각하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그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그것에 대해 진실을 얘기하면 이런저런 복잡한 논란이 다 필요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담준비기획단 단장이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도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록 폐기를 지시해 청와대 보관용이 파기됐다고 하는데 이는 조선시대 왕들도 하지 못한 국정기록 파기설"이라며 "사실이라면 대통령으로서는 절대로 해선 안 되는 대역사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가세했다. 서병수 사무총장 겸 당무본부장 역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NLL은 엄격히 말하면 영토선이 아니다'고 해 경악을 감추지 못하겠다"며 "NLL은 엄격한 우리의 영토선으로, 한 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문 후보를 비롯해 모든 분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NLL 비공개 대화록 논란과 관련해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간 '끝장 토론'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략적인 색깔론 공세"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금 새누리당과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NLL에 대한 원내대표 간 끝장토론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와 국회 정상화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의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에 대해 "안보태세를 정말 걱정했다면 연평도가 아니라 22사단 '노크 귀순' 현장을 찾았어야 했다"며 "돌연 연평도를 방문해 NLL 사수를 언급한 것은 안보를 빙자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모한 발언으로 공연히 북한을 자극하고 우리 민족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 안 된다"며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하고 새누리당의 악질적인 흑색선전과 공작정치를 거드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틀째 강원도를 누빈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자동차가 튼튼한 도로에서 잘 달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정책과 비전도 평화와 안보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안보를 강조했다.
그는 전망대 주변 마을 주민들과 만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고충을 청취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는 우선 북측과 대화부터 시작해 재발 방지를 확약받은 다음에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강릉 중앙시장, 강릉 커피축제, 평창동계올림픽 건설 현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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