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단상] 각인각색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곤 한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게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 같은 문제에 부닥쳤을 때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간다면 또 다른 문제에 부닥쳐도 위기감을 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 사람들은 생각도 생김새도 각인각색이다. 이러다 보니 서로의 생각 차이로 다툴 수 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럴 때는 대화로 그 간격을 좁혀야 한다.

'의견'과 '이견'에 대해 알아보자. '의견'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을 말하며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설문지를 통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모은다."로 쓰인다. '이견'은 어떠한 의견에 대한 다른 의견 또는 서로 다른 의견을 뜻하며 "양편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 협상이 결렬되었다." "그들 사이에는 이견의 폭이 컸다."로 활용한다. '의견 차'는 말 그대로 의견의 차이로 "양측의 대표가 대석하여 의논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로 쓰인다. 이때 '이견 차'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부적합하다. 의견의 차이가 곧 '이견'이기 때문이다.

서로 간의 의견을 조정하는 데 있어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아래로부터 위로 문서로서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결재'(決裁)는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을 뜻하며 서류에 한정한다. 또 제사나 불공 따위를 드리기 전에 주색을 금하고 언행을 조심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함을 뜻할 때도 결재(潔齋)로 쓴다. '결재'와 혼동하여 사용하기도 하는 '결제'(決濟)는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을 뜻하며 '결제 자금' '어음 결제' 등 돈과 관련될 때 쓰인다. 또 불교에서 안거(安居)를 시작함, 안거제도를 준수함이라는 말로도 결제(結制)가 쓰이어 "다른 선방의 결제 기간이 3개월인데 비해 이곳 각화사만은 오래 정진을 해도 지치지 않아 결제 기간이 무려 9개월이나 된다고 한다."로 활용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죽기 직전에 이런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내가 죽게 되면 손을 관 밖으로 꺼내 주시오. 천하를 손에 쥐었던 자도 죽을 때에는 결국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오." 사람은 한평생을 살면서 모았던 재물이나 쥐었던 권력을 죽을 때에는 놓고 간다. 죽을 때에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평범한 진리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은 이를 잊은 채 살아간다. 오는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 나라의 관심이 출마 후보에게 쏠려 있다.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초심이 당선 후에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혹 권력을 향한 야욕이라면 알렉산더 대왕의 유언을 한 번쯤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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