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피부건조증

"가려워 못 참겠어~ 뽀송한 내 피부 돌려줘"

가을이 되면 건조한 날씨 탓에 밤마다 온몸을 긁어대는 사람이 늘어난다. 팔다리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고, 트고 갈라지며,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설칠 정도다. 춥고 건조해지면 피부 신진대사가 줄면서 피부를 통한 지방 분비도 적어지고, 피부 표면 보호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며 가려움증도 생긴다.

◆가렵다고 긁으면 세균 감염 생겨

피부 각질층의 정상적 수분함량은 15~20%다. 가을과 겨울에는 수분함량이 10% 이하로 내려가 피부가 하얗게 들뜨거나 거칠거칠하게 변한다. 가렵다고 해서 긁거나 자극을 주면 피부 손상이 일어나 더 악화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피부 지방층이 얇아지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가을과 겨울에 피부질환이 더 심해진다. 노인의 85% 이상이 겨울철 피부건조로 인한 가려움증을 호소할 정도다. 피지선이 퇴화한 노인층은 물론 피지선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도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주로 팔 바깥쪽과 정강이에 많이 발생한다. 대체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증세가 나아졌다가 저온건조한 겨울철에 다시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긁는 상처 때문에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원인은 외부적 및 내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적 요인에는 자외선, 냉난방기 사용, 찬 기온, 건조한 기후, 바람 등의 환경 변화 외에 표피 지질이나 땀 생산에 영향을 주는 약물 사용, 표피에 손상을 주는 행위 등이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유전, 아토피 피부염, 만성 습진, 피부노화 등 피부병과 갑상선질환, 신장질환, 종양 등 전신질환이 있다.

피부건조증과 조금 다르지만 '색소성 피부건조증'도 있다. 햇빛에 노출된 부위가 붉어졌다가 나중에 주근깨 같은 색소가 침착하고 윤기 없이 까칠까칠해진다. 대체로 어릴 때부터 시작되며, 유전되기도 한다. 이때 피부는 위축되고 암이나 악성 흑색종으로 진행하기 쉽기 때문에 되도록 햇빛을 피하고, 앞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피부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선천적으로 피지선이 덜 발달해도 피부건조증이 쉽게 생긴다. 당뇨병 등의 질환이나 잦은 목욕, 스트레스 때문에도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도 피부건조증이 많이 생기며, 뜨거운 비누 목욕을 자주 할 때 흔히 나타난다.

◆샤워 후 탕 내에서 보습제 발라야

피로를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고온의 욕탕 속에 몸을 담그거나, 높은 온도의 찜질방에서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부는 수분 손실이 많아지면서 건조해지게 된다. 적당히 땀을 흘려 피부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은 좋지만 열탕이나 한증막 등을 장시간 이용할 경우 피부의 탈수 증상이 일어날 수 있고 건조증이 악화될 수도 있다.

집에서 샤워를 할 때 자기 체온 정도의 미지근한 물이 좋다. 때수건을 사용해 목욕을 하거나 보디클렌저나 비누를 지나치게 매번 사용하면 피부 장벽인 각질층의 수분막, 유분막이 파괴돼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재생주기에 따라 스스로 각질층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1주에 2~5회 이상 샤워를 한다면 때수건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팔, 다리, 허벅지, 옆구리 등 건조증이 잘 생기는 부위에는 보디클렌저나 비누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물로만 샤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은 "샤워나 목욕 후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뒤 탕 안에서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하루에 7, 8잔의 물을 마시는 것도 건조증 예방에 좋다"며 "그러나 가려움증이 심해지면 피부과 전문의 처방에 따라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하며, 가렵다고 긁게 되면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지나친 실내난방이다. 난방기 사용은 실내를 건조하게 만들 뿐 아니라 피부 수분까지 증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외부 온도가 떨어져도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기도 자주 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습도를 60%로 맞추는 것이 좋다. 젖은 빨래를 널어놓거나 화초로 실내 습도를 맞추는 것도 좋다. 너무 건조하지 않게 실내습도는 40~60%, 실내온도는 18~22℃를 유지하도록 한다.

도움말=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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