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벼 재배 기술을 도입해 생산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구미시 해평면 낙성리 정태근(63) 씨는 모내기를 하지 않고 논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 무논점파재배를 2008년 도입했다. 36년째 벼농사를 짓는 정 씨는 올해 논 6ha 가운데 2ha에 벼 무논점파재배를 했다. 이를 통해 모판, 상토, 비닐, 파종기 등을 구입하는 생산 비용을 줄였다. 수확량은 모내기를 하는 이앙재배와 같거나 더 많다.
정 씨는 "1960년대만 해도 한 사람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쌀이 120㎏가량이었지만 지금은 70kg 정도다. 거기다 수입용 쌀까지 들어오면서 벼농사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농업의 근간인 우리 쌀을 지키려면 새로운 농법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화 시대 농촌인구가 줄어들었을 때 이앙기가 개발돼 모내기 일손 부족을 해소했다. 하지만 갈수록 농촌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면서 다시 인력이 부족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 가운데 하나로 무논점파재배 기술을 도입한 것. 정 씨는 "파종기로 모 심는 간격과 똑같이 볍씨를 열 개씩 떨어뜨리면 10일 뒤 싹이 올라온다. 육모 상자에 힘들게 모를 키울 필요가 없다. 모내기 때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논점파재배기술은 2008년 국립식량과학원 한희석 박사가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무논점파재배기술 도입 면적은 2008년 100ha에서 지난해 8천18ha로 80배나 증가했다.
무논점파재배의 단점은 수확 때 땅에 흘린 낟알이 다음해 다시 자라는 현상이다. 이는 생산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쌀 품질에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정 씨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3년에 한 번씩 모내기를 한다. 비싼 파종기 가격도 흠이다. 정 씨는 "파종기 한 대 가격이 1천600여만원이어서 무논점파재배의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일정 부분 보조를 하거나 작목반별로 장기간 대여를 해주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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