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성전자, 야구장 지어 '먹튀논란' 잠재운다?

삼성차 부지 싼값 매입 후 방치하던 희성전자 야구장 3개 짓기로

대구 성서3차산업단지내 옛 삼성상용차 부지 일부를 매입한 희성전자가 이곳에 야구장 3개를 짓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희성전자는 매입한 전체 부지 10만2천500㎡(3만1천평) 가운데 3만여㎡의 제2공장 부지와 확장 계획을 수립 중인 땅을 제외한 약 3만3천㎡(1만평)에 사내 직원 복지용으로 야구장을 만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경기 침체와 미래 불확실성으로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해 그동안 땅을 방치해왔다"며 "투자 상황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부지를 계속 놔두기보다 직원들을 위한 시설이라도 지어두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희성전자가 야구장을 짓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희성그룹 차원에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근 기업 임원은 "희성그룹 총수인 구본능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고 있어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며 "지역회사 가운대 공장에 야구장을 짓는 곳은 희성전자가 처음일 것이다"고 했다.

희성전자는 성인 야구장 2개와 어린이용 야구장 1개 등 3개의 야구장을 만들어 사원용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 희성전자는 제2공장에 설치된 풋살구장을 주말에는 외부인들이 이용을 요청할 경우 개방해온 바 있다.

회사 측은 대구 달서구청과 대구시에 야구장 건립계획을 전달했고 지방자치단체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희성전자의 부지 활용에 대해 일부에서는 '먹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싼값에 땅을 분양 받았던 희성전자가 당초 계획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채 땅값이 뛰면서 땅을 되팔아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 희성전자는 지난해 9월 제2공장 증축허가를 달서구청으로부터 받았지만 공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희성전자 측은 "야구장은 공장 증축이 결정되면 곧바로 철거해 투자 계획을 이행할 것이다"며 "야구장 부지에 공장 건립을 예상해 지반 공사를 하는 등 10억~15억원의 예산을 들이는 것도 미래 투자를 위해서다"고 해명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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