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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물꼬 트이나…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 가속도

소설가 황석영
소설가 황석영'정도상 씨와 임옥상 화백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화예술인을 대표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18대 대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해온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적극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다.

안 후보는 23일 오후 인하대 강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인 정치개혁에 대한 구체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영 대변인은 "정치 혁신의 내용을 좀 더 포괄적으로 구체화하고, 일부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 입장 표명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친노' 참모그룹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치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정치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 후보의 언급 이후 단일화 논의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 후보 측은 22일에는 '이기는 후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국민께서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 주시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며 "(국민은) 정권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두 가지 과제를 다 해낼 수 있는 후보가 안 후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 후보는) 더 많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선거 과정에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금 후보로서 하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취약하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안 후보 측에서 문 후보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금태섭 상황실장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단일화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도 많고, 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4'11 총선에서도 입증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앞서 19일 "(단일화에) 이겨서 끝까지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은 안 후보 측이 그동안의 원론적 입장에서 벗어나 '대선 승리를 위한 단일화'로 구체화한 것은 단일화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문 후보 측도 단일화에 집중하고 있다. 친노 인사 9명의 캠프 보직 사퇴에 이어 22일 정치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안 후보가 제시한 단일화 전제조건에 대해 화답했다. 문 후보는 "국민을 위해 필요한 권한만 갖고 특권과 기득권은 모두 버려야 한다"며 책임총리제를 비롯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등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놨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가 정치 개혁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것 역시 단일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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