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곡동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 3층. 15, 16일 이틀간 이사를 마치고 17일부터 새 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공정거래위원회 대구사무소의 입주식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 대구사무소는 지난달 11일 준공한 이곳 청사의 첫 입주기관이다.
대구사무소 16명의 직원은 입주식 하이라이트로 3층 복도에서 고사를 지냈다. 직원들이 차례로 웃는 돼지 입에 준비한 돈을 끼워넣고 절을 올렸다. 고사 지내는 순서가 엇갈려 직원들 사이에 웃음이 퍼졌다. 축원문은 원활한 업무와 공정위 대구사무소의 번영을 비는 내용으로 '강남스타일'을 개사해 낭독했다.
고사를 마친 직원들은 둥글게 모여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이런 추억을 쌓게 된 것도 복"이라며 "입주를 기념해 고사를 지내는 기관은 공정위 대구사무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테니 좋은 기운을 받아 조사 성과를 끌어올리자"고 다짐했다.
공정위 대구사무소는 정원 19명(현원 16명)의 소규모 기관이지만 이삿짐은 일반 가정집 5배가량 되는 양이었다. 개인 물품, 정보기기, 서류, 사무용 가구를 운반하는 데 5t 화물차 5대가 움직였다. 보관 연수를 넘긴 오래된 서류들을 한 곳에 모으니 파쇄업체에 전달할 분량만 1t이었다.
공정위 대구사무소는 수성구 범어동 건물에 1999년 12월 개소한 뒤 13년 만에 처음으로 사무실 이전을 했다. 범어동으로 출'퇴근하던 직원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3명은 수성구에 거주하고 있어서 이전을 앞둔 이들의 걱정은 출'퇴근 시간이었다. 장장이 공정위 대구사무소 소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 소장은 "관사가 있는 시지동에서 이곳까지 출근하기 위해 1시간 정도 일찍 움직이다 보니 아침도 거를 정도다"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김재문 총괄과장도 "새 건물과 주변 공기가 너무 좋기는 한데 통근 시간만 1시간 30분이 걸린다"면서 "민원인 불편 해소 차원에서라도 대중교통 수단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근 거리와 시간이 길어지자 긴장한 직원들이 오히려 이른 시간에 출근해 범어동 시절보다 지각 건수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도 발생했다. 직통 전화번호가 바뀌면서 민원인 전화가 소장에게 직접 연결돼 장 소장이 민원 상담을 하는 일도 생겼다.
공정위 대구사무소는 합동청사 첫 입주기관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기대와 각오가 대단하다. 최호 총괄계장은 "야근까지 해 가면서 밤새 물품을 정리한 보람이 있다"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 사무실에 맞는 새 각오로 업무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장 소장은 "아직은 홀로 건물을 지키고 있지만 타 기관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면 합동청사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며 "새 사무실에 처음 입주한 기관으로서 업무에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11일 준공한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는 연말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춘다. 기관들마다 입주 날짜를 미룬 탓에 공정위 대구사무소가 첫 입주기관으로 이달 17일 첫 업무를 개시했고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영남지역본부 대구사무소가 26일 이전한다. 대구국세청, 대구환경청, 대구본부세관, 대구보훈청, 대구고용노동청 대구북부지청, 대구보호관찰소 서부지소, 대구교정청은 연말까지 입주를 끝낼 예정이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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