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새면 산에 올라가 나무하고 산나물을 채취해 장에 내다 팔았지요. 그땐 소득원이 없어 참 어려웠어요."
원명마을 김대용(74)'박순선(73) 씨 부부는 평생 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자녀들 학교 전학 문제로 잠시 주소를 옮긴 적은 있어도 마을을 떠나본 적은 없다. 요즘에야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에게 음식을 팔고, 밭에 도라지 농사를 지어 생활비에 보태기도 하지만 이곳은 마땅히 농사지을 거리도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논이야 전부 다랑논이고 천수답이어서 별 기대를 못 했지. 산세가 깊어 산돼지나 고라니가 하도 설쳐대니 고구마 등 밭농사도 힘들다"고 했다.
대구 달성이 친정인 박 씨는 21세에 시집와 원명 사람이 됐다.
박 씨는 "그 당시는 호랑이도 나온다고 해 밤에는 무서워 문밖을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맞장구쳤다. 박 씨는 남편이 나무를 지고 풍각장에 나가면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먹을거리 때문에 눈이 빠지고, 쌀 한 말을 걸머지고 넘어와야 할 남편은 중간중간 막걸리를 한잔하는 통에 하염없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부는 한평생 청도군민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던 그대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해방 이후에도 행정구역 조정 시도가 있어 청도서 창녕까지 왔나 하는 소리를 들을 뻔했다"며 "교육 문제가 모두 사라진 마당에 새삼스런 구역 조정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도'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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