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비운의 대구야구 대부, 서영무 감독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의 한국시리즈 1차전.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OB의 경기는 15회 연장 끝에 3대3 무승부. 삼성은 6회 초 함학수가 2점 홈런을 쳤을 뿐, OB 투수진에게 막혀 3안타의 졸공을 펼쳤다. 결국 투수 이선희를 희대의 희생양으로 만든 채 4승1무1패로 OB의 우승.

삼성 서영무(1934~1987) 감독은 너무나 허탈했다. 불과 10개월 전 팀이 창단할 때만 해도 '스타군단' 삼성의 우승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그렇기에 대구야구의 대부인 그가 초대 감독직을 맡은 것이다. 그는 경북고 감독을 맡아 1971년 전국대회를 전부 석권하는 신화를 이룬 명장이었다.

일등주의를 표방한 삼성의 조치는 가혹했다. 다음해 시즌 초반 서 감독을 사실상 해임했다. 그는 삼성이 적장이던 OB의 김영덕 전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영입하자, 이에 반발해 OB의 관리이사로 옮기며 적진(?)에 투항했다. 얼마후 뇌졸중으로 쓰러져 3년간 투병 끝에 숨졌다. 화병이라고 한다. 오늘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그가 그토록 소원하던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또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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