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후보 지역별 공약 부산경남·충청권에 쏠리고 대구경북…

캐스팅보트 지역에만 관심, 후보 정책보다 자질 검증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북 전주 완산구 농어촌공사 전북본부에서 가진 새만금과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민 간담회에서 토론자들의 의견에 대해 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북 전주 완산구 농어촌공사 전북본부에서 가진 새만금과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민 간담회에서 토론자들의 의견에 대해 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부산 방문에서 가덕도 신공항 어깨띠를 두른 문재인 후보.
지난달 28일 부산 방문에서 가덕도 신공항 어깨띠를 두른 문재인 후보.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유력 대선 후보들은 구체적인 지역별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정책'공약 대결보다 후보 자질 검증에만 몰입돼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과 충청권 표심 향방에 관심이 쏠리면서 대구경북 현안들의 대선 공약화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후보들의 지역 방문도 거의 없어 지역 현안들을 이슈화할 수 있는 기회마저 적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공약 조율 중

지난 대선에서 밀양 신공항 유치,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현안이 공약으로 채택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 지역구 공약은 현재까지 큰 알맹이가 없는 상태다.

새누리당은 최근 각 시'도당에 꼭 실현해야 할 공약 5가지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4'11총선 당시 공약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각 시'도당에서는 새 프로젝트가 없는지 여론을 수렴 중이라고 했다. 대구의 경우 ▷남부권 신공항 ▷군공항(K2) 이전 ▷경북도청 후적지 국가개발 ▷대구권 광역교통망 구축 ▷로봇'소프트웨어융합산업 클러스터 ▷물산업 클러스터 ▷아시아 첨단의료허브 ▷조선 감영문화 복원 ▷서대구복합환승센터 ▷대구경북 취수원 이전 등 10가지 대선공약 과제가 시당에 접수됐지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여론을 다시 모으고 있다.

주호영 대구시당 위원장은 "SOC 사업보다는 앞으로의 대구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선 공약이 나와야 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대구시민의 생각을 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대구에서 가장 필요한 과제로 청년실업 대책, 지방대학 육성, 대기업 유치 등을 꼽았다.

경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총선 공약과 큰 차이가 없는 공약을 내놓아 새누리당이 공약 재검토를 요구한 상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지역공약은 24일로 예정된 민주당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구시와 관련해선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경북도의 경우 3대 문화권사업의 획기적 진척과 도청 신도시 육성 등을 위한 방안을 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남부권 신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신공항 건설과 관련된 공약은 공약이 가진 폭발력 때문에 내놓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3일 대구에서 지역 캠프 성격의 '대구경북 진심 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대구경북 행정'경제 통합 ▷대전'대구'광주 삼각내륙기술축 구축 ▷지역대학 육성 및 인재 지역할당제 ▷반값등록금 및 무상보육 실현 ▷영남권 신공항 건설 ▷영남권 북방화물운송기지 설치 ▷경북 북부 그린에너지 종합타운 조성 ▷기초의회'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 ▷한국학 클러스터 육성 등 '10대 정책 제안'을 대선 캠프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은 홀대

대선 후보들의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화가 더딘 것은 대선 이슈가 부산'경남과 충청권으로 몰리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지역 한 의원은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부산'경남과 충청권이 쥐고 있어 자연스레 대선 후보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정당과 후보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새로운 공약 발굴 의지가 약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후보들의 지역 방문 때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충청과 전라, 부산 지역 등이 대선 관련 이슈 파이팅에 나서고 있어 대구경북은 대선 공약과 관련 별다른 결실을 볼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정치평론가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대선과 비교할 때 이번 대선은 후보 간 정책 대결보다 상호 검증에서 큰 전선이 형성되는 바람에 지역 공약화 소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비롯해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이 큰 이슈로 부각하면서 자연스레 지역 현안이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후보들이 영토관, 국가관 등 자질 검증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마당에 뜬금없이 정책공약을 낼 수는 없는 형편이고, 빨리 내면 낼수록 더 공격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큰 그림이 안 그려진 상황에서 지역 현안을 담은 세부 공약이 나올 수 없다. 이르면 내달 25일 후보 등록에 임박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정욱진'서상현'유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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