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물안' 영일만항…물동량 늘어도 이용지역은 한계

대구경북 기업들 이용 외면…배후 수용시설 6년째 표류

환동해 물류허브 도시를 꿈꾸는 포항의 미래는 과연 낙관적인가?

2009년 영일만항이 개항한 이후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얼마후에는 한계점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포항과 일부 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들의 무관심과 배후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3면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2009년 8월 개항한 영일만항은 처음 5개월간 6천여TEU(20피트 컨테이너 상자 1개를 나타내는 단위)를 처리하는 데 그쳤으나 2010년 7만2천421TEU, 2011년 13만812TEU로 급성장을 이뤘다. 올해 역시 목표 물동량인 15만4천TEU를 무난히 채울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18만5천TEU로의 성장까지 기대되고 있다.

같은 기간 포항신항 역시 2009년 5만8천655t에서 2010년 6만2천521t, 2011년 6만6천874t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9월까지 목표물량 6만7천920t의 69.2%인 4만7천16t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처럼 물동량이 꾸준한 증가폭을 보이고 있음에도, 대부분 화물이 포항의 철강제품과 경기도 평택의 자동차 수출품에만 의존하고 있어 장밋빛 미래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영일만항의 경우 개항 전에 주 이용 가능지역으로 분석됐던 대구'경북지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물동량이 거의 없으며 배후 부지 조성사업 역시 개발계획 고시 후 6년여간 지연되면서 물류업체들을 수용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개항 후 60년이 지난 포항신항은 현재까지도 스웰(항만 내 높은 파도가 치는 현상) 등으로 인한 체선율(선박이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채 항만 내에 그대로 정박해 있는 비율)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일부 업체들이 철수하는 등의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의 물동량 증가만에 안주해 있어서는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 노진학 청장은 "포항이 세계로 진출하려면 대구'경북 전체가 하나의 경제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하며 영일만항을 그 전초 기지로 삼으면 시너지 효과가 대단해진다"며 "화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업주문형 배후 단지를 하루빨리 조성하고 주요 산업단지를 잇는 도로망 확충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영일신항만㈜ 최동준 사장은 "항만 영업은 물류사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지면 저절로 기업들이 찾고 그 기업들로 인해 다시 인프라가 확장되는 등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며 "포항의 항만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지원만큼이나 지역 기업들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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