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온라인 언어폭력'성희롱, 방관할 일 아니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벌어지는 언어폭력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지만 최근 여성 진출이 많은 분야에서 전화를 통한 온라인 언어폭력과 성희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금융'통신업계 콜센터나 서비스업계, 병원 등 민원인 상대가 많은 직종에서 욕설과 막말 등 언어폭력이 다반사로 벌어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은행 콜센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민원을 가장한 욕설과 성희롱, 술주정 등 언어폭력 전화가 하루 평균 40~50여 건에 달한다. 서울시의 120다산콜센터의 경우 성희롱과 협박 등 악성 전화 민원 사례가 해마다 2만여 건이 넘는다고 한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종사자가 대부분 여성이어서 이런 언어폭력과 성희롱이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과의 마찰을 우려해 대응을 피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이런 언어폭력의 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고객 언어폭력과 성희롱 관련 대응책을 내놓았다. 해당 기관 내에 악성 민원 상담에 대한 고충처리반을 설치하고, 고객 언어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 작성과 직원 교육을 요청한 것이다. 나아가 상습적인 언어폭력을 일삼는 고객에 대해 적극 고발 조치하는 방안까지 권고했다.

한 방송매체가 실시한 '우리 사회의 언어폭력 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언어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한 응답자가 전체의 90%에 이른다. 가장 심각하게 언어폭력이 나타나는 곳으로 인터넷(33%)이 지목됐다. 이처럼 인터넷이나 전화 등 사이버'온라인 언어폭력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언어 순화 교육 등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 나아가 고발 조치 등을 통해 언어폭력과 성희롱이 범죄임을 주지시키고 적극 제재에 나서는 등 경종을 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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