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2연패요? 한층 더 뜨거워진 응원 열기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한 대구 시민이 해냅니다."
24일 오후 3시쯤 대구시민야구장.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팬들이 몰려들었다. 티켓발매 창구 근처에는 취소된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군인 김건우(21'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는 "경기 관람을 위해 다음 주 초까지 휴가를 냈는데 다행히 1, 3차전을 모두 볼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야구장 안은 관중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야구팬들은 '최강삼성'을 연호했다. 지정석이 없는 이들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앞쪽 복도와 통로를 차지했다.
외국인도 많았다. 외국인학교 교사 스캇(39'캐나다) 씨는 "3년 전부터 삼성을 응원하고 있다"면서 "외야석에 서 있지만 한국시리즈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앤서니(44'미국) 씨도 "떠들썩하게 응원하는 관중과 함께 즐기는 것이 한국 야구의 매력"이라고 웃었다.
일부 관중은 스마트폰을 꺼내 실시간 중계를 들으면서 응원을 했다.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던 원창규(54'경산 하양읍) 씨는 "경기장에서는 응원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서 좋지만 중계를 들어야 재미가 두 배가 된다"고 했다.
1루 응원석에 자리 잡은 SK 응원단도 홈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신미영(25'인천 서구 가좌동) 씨는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SK팀을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 월차휴가를 내고 왔다"면서 "찜질방에서 자고 2차전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의 홈런으로 먼저 웃기 시작한 삼성 팬들은 이날 경기가 삼성의 승리로 끝나자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잔칫집 분위기를 이어갔다. 2시간 45분 동안 펼쳐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로도 3루 홈팀 응원석에서는 30분이 넘도록 릴레이 응원가를 불렀다. 경기장 밖에서도 20여 명의 서포터스와 일반 관중이 강강술래를 하며 북을 치고 꽹과리를 울리며 2차전 승리를 기원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응원도구와 관람석을 정리하고 자리를 떠났다. 각 후원사에서 배부한 비닐봉투에 음식물과 포장 쓰레기를 담아가는가 하면 응원도구 재활용을 위해 수거함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후원사 직원들과 일부 시민들은 관중이 빠져나간 외야석을 돌아다니며 1시간 정도 쓰레기를 주웠다.
문현수(33'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홈팀의 실력만큼 응원문화와 시민의식이 높아져 한국시리즈 경기가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면서 "10년 묵은 체증을 가시게 한 1차전 승리의 감동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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