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엔 줄여야 산다" 기업들 독한 살빼기

계여사 합병·구조조정 가속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계열사 또는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4일 STX는 경영구조 개선을 위해 STX메탈과 STX중공업의 합병이 결정됨에 따라 STX메탈 주식 17.07%(741만4천697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취득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이며 취득 금액은 1천199억원 정도다. STX메탈과 STX중공업의 합병은 조선 경기 침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TX메탈의 경우 선박용 엔진 부품, STX중공업은 조선기자재'산업플랜트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확대를 위해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경기 불황은 업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보다 선박 수주 물량이 40% 감소하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3분기 영업이익(8천190억원)이 전분기보다 20% 감소하는 바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탈락한 포스코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4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함에 따라 계열사 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엠텍은 24일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해 자회사인 리코금속과 나인디지트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이에 대해 박기홍 포스코 전략기획총괄 부사장은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의미 있는 계열사 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단순히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높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도 24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인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크라운제과는 크라운베이커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합병 등기는 12월 27일까지 완료된다. 회사 측은 "크라운제과는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지만 최근 대기업의 제빵사업 진출과 프랜차이즈업체 간 과잉 경쟁으로 가맹점이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합병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금강공업도 계열사인 비상장사 ㈜금강포스템을 흡수 합병한다고 24일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금강포스템의 작년 기준 자본총계는 56억원, 자산총계는 234억원, 부채총계는 178억원이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주식 처분도 속출하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은 자회사인 포스그린 주식 16만4천 주를 23억9천만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포스코켐텍 자기 자본의 0.73%에 해당되며 주식 처분 예정일은 11월 30일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컴텍은 "포스칼슘과의 합병을 검토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대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우진은 유동성 확대를 위해 자기 주식 33만5천578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24일 공시했다. 처분 가격은 1만2천원(23일 종가기준)으로 처분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2월 24일까지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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