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제리 블레이락(63) 씨. 그는 하루 종일 산소호흡기를 코에 달고 산다. 폐의 기능이 80%가량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은 '합성 버터밀크향'. 향료회사에서 버터밀크향을 팝콘에 배합하는 일을 하다가 그 향의 독성으로 폐가 망가진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 한복판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스틴 베드(43) 씨. 그는 화학물질민감증 증후군 환자다. 특히 향수나 섬유 유연제의 향을 맡으면 통증이 며칠씩 지속되고 사고 기능이 마비된다. 어쩔 수 없이 슈퍼마켓에 들를 때는 '방독면'을 써야만 쇼핑이 가능하다. 향기 없는 곳을 찾아 결국 사막에서 산다.
KBS스페셜팀이 방송문화연구소에 의뢰해 '한국인의 향기 민감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놀랍게도 향 첨가 제품의 향을 맡은 후 부정적 반응을 묻는 질문에 어느 정도 있다는 답변이 912명(56.5%), 매우 심하다는 답변도 94명(5.8%)에 이르렀다. 대규모로 실시된 최초의 향기민감도 설문결과를 공개한다.
합성향기는 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일까? 국내의 분야별 대표 향 첨가 제품들을 대상으로 독성 물질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모든 제품에서 한 가지 이상의 독성 물질이 검출되었다. 그 중엔 1급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내분비계장애 의심 물질 DEP를 포함해 총 24가지의 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관련 기준이 있는 경우는 검출량이 기준치 이하였지만 관련 기준이 없는 독성 성분도 많이 검출되었다. 합성향과 독성 성분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합성향에 숨어 있는 독성 성분의 위험성을 국내 최초로 취재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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