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떤 의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보존하려는 방법들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점검해봐야 합니다."
25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영남대 독도연구소(소장 최재목)와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한 외국인 교수가 독도에 대한 지나친 민족주의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B.C.A 왈라번(Walravan'사진) 교수는 '동아시아의 갈등과 화해: 유럽의 관점'이라는 논문에서 "대중들 사이에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특정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특히 국제 청중의 관점에서 여기에 폭력까지 동반된다면 매우 불쾌한 것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댜오위다오 영유권 주장에 반대해 중국 내에서 벌어진 폭력적 반일 시위는 국제적 관점에서 그런 주장을 강화시켜주기보다 오히려 더 손해를 끼친다. 그에 비해 독도 문제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려는 한국의 노력은 순수하다"고 했다. 이어 "동아시아에 평화가 유지되는 한 한국이 독도에 대한 주권을 상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대중들에게 독도 문제를 인식시키려는 캠페인이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내에서의 그런 운동들은 독도에 대한 (한국의) 주권에 기여함이 없이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국제적으로는 역효과를 낼지도 모른다"며 "(한국이) 국제적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대중 운동의 실질적 효과는 연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유럽에서 벌어진 20세기의 비극적 사건들은 자신의 국가만 특별히 중요하다고 보는 민족주의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동아시아는 유럽의 경로를 따라가선 안 된다"며 "최근 동아시아 각국에 벌어진 갈등의 해결은 화해의 정신 속에 나타나야 하고 순수한 민족적 관심을 초월하는 계획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상호 소통과 이해'를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여러 국가 학자들이 참석, 최근 동아시아 각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영토 분쟁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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