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밀면 주봉현 대표, 동대신동서 40년 한자리 육수·재료는 아직도 직접

"음식 맛에는 따로 공식이 없지요. 손님들의 입맛은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하니 항상 거기에 맞춰 따라가야 하니까요."

영남밀면 대표 주봉현(67) 씨는 부산시 서구 대신동의 한자리에서 40년을 살았다. 대신동은 상권이 인근 남포동으로 흡수되면서 '무슨 장사를 해도 잘 되지 않는' 낙후 지역이다. 그런데 주 씨는 이곳에서 부산밀면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대신동 골목상권의 지킴이가 됐다. 주 씨는 "40년 전 처음 밀면집을 낼 때는 아무도 알아 주지도 않았지만 오직 뚝심 하나로 부산밀면의 제맛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서 한 우물만 팠다"고 했다. 그 덕분에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 드는 오늘의 명성을 얻게 됐다는 것."장사는 할수록 더 어렵습니다. 맛을 내는 데 조심스럽고 겁나고…. 매일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지요." 워낙 단골 손님이 많으니 항상 평가받는 마음으로 주방에 들어선다. 육수를 내기 위한 식재료 장보기도 그의 몫이다.

주 씨에게 밀면 기술을 배운 조카 김중기(45) 씨가 최근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시장가에서 밀면집 문을 열었다고 한다. 주 씨가 평가하는 조카의 밀면 점수는 100점 만점에 70점. "왜 다 가르쳐 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음식 기술은 다 가르쳐 줄 수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산 손님하고 대구 손님은 입맛이 다르잖아요. 어떻게 거기까지 제가 해 줄 수 있겠습니까. 나머지는 조카가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몫이지요."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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