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흡연, 여자를 시들게 한다

흡연과 여성건강

남성 흡연율은 점차 줄고 있지만 여성은 남성만큼 감소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관련 질환으로 숨질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남성 흡연율은 점차 줄고 있지만 여성은 남성만큼 감소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관련 질환으로 숨질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흡연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암,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에 의한 대퇴골 골절 등 수많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흡연은 남성보다 특히 여성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같은 흡연량이라고 해도 남성에 비해 체구가 작은 여성에게 더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 아울러 흡연은 여성호르몬 고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흡연 경험이 있는 여성이 비흡연 여성에 비해 갱년기 증상인 얼굴 화끈거림이 1.6배 많고,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는 경우에는 4배나 많다고 한다.

◆여성 흡연, 남성보다 훨씬 위험

흡연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관상동맥(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 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다. 특히 여성의 경우, 관상동맥 질환이 생길 위험은 남성보다 약 60% 더 높게 나타난다. 간호사 1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에 4, 5개비의 담배를 피울 경우 동맥경화 위험성이 약 2배 커지고, 하루 20개비 이상 피울 경우 약 6배 커진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 나라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율이 높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여성의 금연 결심이 어려운 이유는 금연 후 체중 증가에 대한 염려 때문.

세계적으로 여성 흡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유럽과 남미. OECD 국가 중 특히 북유럽의 여성 흡연율은 38%로 가장 높다. 이에 비해 북미는 17%로 OECD 국가 중 낮은 편에 속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남성은 50%에 이르는 데 비해 여성은 9%로 훨씬 낮다. 하지만 최근 여성 흡연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특히 여학생의 흡연율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정부가 발표한 '제7차(2011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현재 흡연율(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한 경험)은 남학생 17.2%, 여학생 6.5%였다. 매일 흡연율(최근 30일 동안 매일 흡연)은 남학생 9.2%, 여학생 2.8%였다. 아울러 흡연자 중에서 편의점이나 가게 등에서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남학생 53.1%, 여학생 42.3%로 나타났다.

◆임신 중 태아에게 흡연은 독소

임신 중에 흡연하면 신생아 체중이 적어질 뿐만 아니라 출산 전후 사망률도 증가한다. 유산 가능성도 2배나 높아진다. 니코틴 탓에 지나치게 혈관이 수축해 결국 태반의 혈류량을 줄이기 때문. 아울러 식욕 감퇴로 인해 칼로리 섭취량도 줄어 영양 공급도 적어진다. 과거 임신 중 흡연량을 10개비 이내로 제한한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완전 금연을 권유한다.

임신 초기 흡연은 출산 자녀의 천식과 천명(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과대학 아사 노이만 박사는 임신 첫 3개월 중에 흡연에 노출됐던 아이는 4~6세 때 천식이 나타날 위험이 65%, 천명이 발생할 위험이 39%씩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흡연이 임신 초기 태아의 호흡기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초기이다 보니 임신일 줄 모르고 담배를 피웠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노이만 박사는 지적했다.

흡연은 여성의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간접흡연만으로도 고관절 골다공증 비율이 3.68배나 높았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이 흡연하는 가족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눠 조사한 연구 내용.

흡연자 가족이 있는 그룹의 골다공증 비율이 훨씬 높았고, 하루 한 갑 이상의 흡연자가 있는 경우 골다공증 위험이 4.35~5.4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심장질환 위험이 25~30%, 폐암 위험은 20~30%가 늘었고, 청력 저하, 주의력 결핍, 당뇨병 악화, 아토피 피부염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예방의학과 박순우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두룡 건강증진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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