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불산 논란'

환경운동연합 주장, 사고 공장과 불과 1km

구미 낙동강 유역의 물고기 집단 폐사(본지 25일자 8면·27일자 3면 보도)가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난 구미4국가산업단지 휴브글로벌에서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한천에서도 발견돼 불산 누출 사고에 의한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8일 오전 낙동강 지류인 한천의 500m 상류 지점에서 누치 등 수십 마리의 죽은 물고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연합은 하천 흐름상 죽은 물고기들이 낙동강에서 떠밀려 왔을 가능성은 낮으며, 한천은 휴브글로벌과 1㎞가량 떨어져 있어 불산 잔존물이 한천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구미시는 이날 오전부터 한천 일대에서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다 환경단체의 거친 항의를 받고 수거를 중단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의 지천인 한천에서 폐사한 물고기는 죽은 지 며칠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경당국이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불산 누출 사고와 연관짓지 않으려고 은폐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환경당국은 물고기 집단 폐사가 불산 누출 사고나 낙동강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할 뿐 정확한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낙동강 유역의 물고기 집단 폐사로 구미 해평면 구미광역정수장 하류 2㎞ 지점에서 남구미대교까지 10㎞ 구간에서 29일 현재까지 죽은 물고기 4천여 마리가 발견됐으며, 대구환경청과 구미시 등은 6일째 배를 타고 뜰채로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고 있다.

대구환경청과 경상북도 등은 최근 낙동강과 구미천·한천 등 각 주요 지점에서 수심별 용존산소와 중금속 오염 여부, 유해물질 등을 측정하고, 수질자동측정기로 긴급 수질 검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 등은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해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에 각각 보내 원인 분석을 의뢰했으나, 집단 폐사의 원인을 밝히기까지는 최소 10일에서 최대 20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YMCA 이동식 사무총장은 "환경당국이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정부가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환경청 안유환 수질총량관리과 과장은 "27일 오후 낙동강 일대에서 북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낙동강 본류에서 수거하지 못한 물고기들이 한천으로 떠밀려 간 것으로 보인다"며 "불산 누출 사고 당시 외부 유출을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에 불산 잔존물이 한천에 유입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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