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래로 부른 인성교육 멜로디로 대화 '토크 콘서트-친구'

27일 대구시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27일 대구시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친구' 행사에 참가한 경북고 '고린도의 날' 팀이 '햇빛 속의 그늘'이라는 제목의 연극을 공연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에서 '친구'를 주제로 한 이색 행사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27일 시교육청 대강당에선 학생들이 주도하는 '토크 콘서트-친구' 행사가 펼쳐졌다. 학생들이 끼와 열정을 발산하면서 건전한 또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어른과 소통하는 자리를 열어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뮤지컬, 연극 등을 준비한 학생들은 또래 학생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 사이 신나는 음악이 나올 때마다 관람석의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췄다. 대사를 더듬거나 서로 부딪치는 등 작은 실수가 나와도 박수로 힘을 불어 넣었다. 덕분에 경북대사대부고, 서부고, 송현여고, 대구상원고, 칠성고, 경북고, 운암고, 대구여고, 구남보건고, 경명여고 등 10개 고교 학생들은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송현여고 1학년인 이다형, 천승현, 이정은, 김혜인, 류승민, 박미라, 박송, 권소은, 윤예주, 한선혜 양으로 구성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들' 팀은 '슈퍼스타 K'라는 제목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성인이 돼 힘든 일상 생활을 보내던 여고 시절 친구들이 오랜만에 찜질방에서 만나 추억을 되새긴다는 내용.

천승현 양은 "리허설 때만 해도 한마디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는데 막상 본 무대에서 생각보다 잘 해내 다행"이라고 했다. 류승민 양은 "사전에 대본이 세 번이나 바뀌는 바람에 동선을 다시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찜질복을 선뜻 빌려주신 집 근처 찜질방 사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공연을 지켜본 류 양의 어머니 김인자 씨는 "공부할 시간을 좀 빼앗기는 게 아쉽긴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다"며 "딸아이와 친구들에겐 여고 시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공연 도중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토크 콘서트'도 열렸다. 최재원(경북고 2학년) 군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학부모, 학생, 교사 대표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 7명이 패널로 참석해 친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관람석의 질문도 받았다.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 교육감은 "시골에서 살다 고교 때 대구로 온 뒤 우울증을 겪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함께해 준 친구 두 명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고, 정지석(대구공고 2학년) 군은 "중학교 때 공부를 제쳐두고 놀기만 할 때 도서관에 가자고 이끌어준 친구 4명이 있다"고 했다.

한 여고생은 친구에게 남자 친구가 생겨 함께하는 시간이 줄면서 사이가 멀어졌다며 해결 방법을 알려 달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구공고 최덕수 교사와 한승지(대구상원고 2학년) 양은 "언제나 돌아보면 서 있는 존재가 친구다. 지금 좀 힘들더라도 기다려주는 게 좋다"고 했다. 반면 권서현(수성고 1년) 양은 "고민하는 분도 남자 친구를 만들면 된다"고 답해 모든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날 행사는 능인고 밴드 히말라야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학생들 모두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 끼를 발산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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