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플러스 등록신청 반려한 중구청의 뚝심

대구 중구 1호 대형마트 개점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동반성장이란 화두에 걸려 연이어 등록신청이 반려된 것.

중구청은 이달 중순 중구 남산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문을 열려는 홈플러스 등록 신청서를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6일 열린 대구시중구동반성장위원회 심의에서 홈플러스는 다음 달 20일까지 주변 전통시장(남문시장, 염매시장)과 상생발전 협의를 거치라고 권고했다.

권영학 경제과장은 "중구 조례상 대형마트 반경 1㎞ 이내 전통시장과는 반드시 상생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며 "홈플러스는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규정대로 재차 등록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구청은 29일 이런 내용의 공문을 홈플러스 측에 전달했다.

홈플러스는 2014년 입주하는 남산동 효성 더 루벤스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1, 2층에 연면적 4만㎡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홈플러스 신청이 반려된 것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1차 등록 역시 남문'염매시장과 상생협약을 맺지 않은 데다 업태 신청을 쇼핑센터로 한 탓에 무산됐다.

업태를 변경하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심야영업 규제와 의무 휴업일 등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문시장 관계자는 "남산동에 들어설 홈플러스와 시장현대화 사업지원 등 상생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나 의견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일각에선 홈플러스 개점 자체가 아예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갈수록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가 강해지고 있는 데다 상생방안 요구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남문시장 간 상생협약이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아직 염매시장과는 접촉도 않은 상태"라며 "시장의 요구 조건과 홈플러스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만큼 개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입점이 난항을 겪으면서 입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마트의 아파트 단지 입점은 분양 시 광고 효과가 극대화되고 소비자 기대심리를 높여 분양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효성 더 루벤스 주상복합아파트는 80% 이상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입점한다는 소문만으로도 광고 효과와 소비자 기대심리를 극대화시킨다"며 "주상복합아파트 열기가 한풀 꺾인 상황인데도 효성 더 루벤스가 성공적인 분양률을 보인 저변에는 홈플러스 입점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남산동 홈플러스 개점까지 시간이 많고 차근차근 전통시장과 상생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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