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성 판타지-가짜 같은 실화…"넌 뭐 볼래?"

'늑대소년'·'아르고'

◆늑대소년

야생의 눈빛·위험한 본성 늑대소년에게 빠진 소녀…송중기·박보영 조합 매력

◆아르고

"세계를 감쪽같이 속여라" …인질을 영화제작자로 위장 기상천외한 구출 작전 전개

예상대로 007 불패의 신화는 계속되었다. 지난주 극장가의 흥행을 '007 스카이폴'이 관객점유율 45% 이상을 기록하며 독식한 것이다. 장기 흥행을 마무리해가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시 1천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번 주에는 운명적 사랑에 빠진 늑대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 영화 '늑대 소년'과 테헤란에서 이루어진 인질 구출작전을 다룬 허구같은 실화영화 '아르고'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송중기와 박보영이 출연하는 '늑대소년'으로 제목처럼 한국영화 최초로 체온 46도, 혈액형 판독불가의 늑대 소년이 등장한다.

요양을 위해 가족들과 한적한 마을로 이사 간 소녀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의문의 늑대 소년을 발견한다. 소녀는 야생의 눈빛으로 사람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소년에게 마음이 쓰여 먹을 것을 보고 기다리는 법, 옷 입는 법, 글을 읽고 쓰는 법 등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들을 하나씩 알려준다. 그리고 소년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어 준 소녀의 모습에 감정이 싹트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위기의 상황 속에서 소년의 숨겨져 있던 위험한 본성이 드러나고, 소년은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만다.

송중기의 '늑대같이' 거칠고 남성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개봉 전부터 여심을 끌고 있는 이 영화는 대사 없이 행동과 눈빛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그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할리우드에서 주로 다루어오던 소재가 한국적인 이야기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묘사되고 있는지도 관심의 대상이며 '과속스캔들'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오랜만에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박보영의 연기 역시 선전이 기대된다. 상영시간 125분, 15세 관람가.

앞서 살펴본 영화가 감성 판타지의 세계에 있다면 '아르고'는 30년 만에 공개된 거짓말 같은 인질 구출 작전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1979년 흥분한 이란의 시위대에게 테헤란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점령당하자 대사관의 직원들은 캐나다 대사관저로 급히 피신한다. CIA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들을 논의하던 중,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스(벤 에플렉)를 투입하기로 한다. 그는 자기 아들이 보고 있던 영화에서 힌트를 얻어 '아르고'라는 제목의 가짜 SF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를 세워 인질을 구출하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세운다. 작전은 치밀하게 전개되어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협의해 가짜 대본을 만드는가 하면 배우까지 캐스팅해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른다. 그리고 세계를 감쪽같이 속인 그는 촬영장 섭외라는 명목으로 테헤란에 잠입하고 다시 인질들을 각각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미술감독 등으로 위장한 채 그들과 함께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가짜영화로 해결한다는 영화 같은 이야기는 30년 만에 이 사건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사실로 드러나면서 영화화되기에 이르렀다. 과연 현실적인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상영시간 120분, 15세 관람가.

김삼력<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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