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불산 잔존물 낙동강 지류 유입

먹는 물 기준 불소 최대 5배 넘어…민관합동조사단 "조기 정화 필요"

구미4국가산업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 불산 잔존물이 낙동강 지류인 한천으로 흘러들어 가는 등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불산 사고 민'관 합동 환경영향조사단은 31일 "불산 사고 이후 지난달 22일 처음 비가 내린 후 불산 잔존물이 산동면 봉산리의 소하천인 사창천에서 한천으로 유입됐다"고 발표했다.

민'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한천의 3개 지점에서 불소 농도가 최소 0.10㎎/ℓ에서 최대 1.78㎎/ℓ 검출됐다. 또 봉산리를 관통하는 사창천에서는 22일 2.61㎎/ℓ에서 8.83㎎/ℓ의 불소가 검출돼 먹는 물 수질기준 1.5㎎/ℓ를 최대 5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관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불산 잔존물들이 피해마을과 농작물 등에 남아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피해 농작물을 제거하고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로써 그동안 "한천으로 불산이 유입됐다"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 확인된 셈이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그러나 "낙동강 본류 구미대교 지점의 불소농도는 0.11㎎/ℓ에서 0.17㎎/ℓ로 낮게 나타나 식수원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누출된 불산은 산동면 봉산리와 임천리 일대의 자연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17일 불산 누출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6㎞ 이내와 4개 하천(사창천'임천천'성수천'한천)을 대상으로 식물,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어류, 곤충 등 7개 분야에 대해 자연생태계 조사를 벌인 결과 불산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1㎞ 이내의 나무 및 식물들은 이미 고사했거나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민'관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동물의 경우 사고 발생 당시에는 대부분 대피했으며, 1개월이 지난 지금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종수 및 개체 수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1년간 지속적으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경석 민'관 합동조사단장(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은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낙동강 수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비가 올 경우 불산 잔존물 유출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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