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불산 피해자들" 소사장 업체 눈물 하소연

공장 등록안해 보상 제외…모기업 눈치보며 속앓이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구미 국가산업4단지 내에서 아웃소싱 형태의 소사장제로 업체를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이 조업중단에 따른 영업손실 등 적잖은 피해를 입었지만, 이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구미시 등은 공장 등록이 안 된 소사장제 영세업자들은 피해보상을 해 줄 근거가 없다며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구미4단지 내 A기업체에서 생산라인을 위탁받아 소사장제로 일하는 B업체 관계자는 "이번 불산 누출사고로 3일 이상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영업손실이 커 피해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산단공과 구미시 등은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C업체 관계자는 "구미4단지에는 소사장제로 일하는 영세업자들이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모기업만 피해보상 대상에 포함되고 영세업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돼 불만이 높다. 게다가 모기업과는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조차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D업체 관계자는 "소사장제로 일하는 영세업자들은 공장 등록만 안 됐을 뿐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정상적으로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소사장이 생산하는 제품도 엄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업손실로 자금난이 심해지는 만큼 피해보상이 어렵다면 최소한 저리의 운영자금만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산단공 대경권본부 관계자는 "공장 등록이 안 돼 있으면 일단 피해신고 대상이 아니다. 소사장제는 기업체의 편의상 이뤄지는 경영방식이어서 정상적인 공장으로 보기 힘들며, 모기업을 통해 피해보상을 서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단공은 불산 누출사고로 피해를 신고한 148개 기업체에 대해 피해 규모에 따라 한도 1천만원 내에서 사업장 실내외 세정비용 등 사업장 환경개선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문의 070-8895-7708.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