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의 사과나무가 1972년 명덕초등학교를 떠난 지 정확히 40년 후, 다시 돌아왔습니다."
31일 오후 4시, 대구 명덕초교 강당에서는 특별한 귀향식이 열렸다. 조선의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의 1940년대 전후작품 '사과나무'(91×117㎝)가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탁된 이후 처음으로 원래 소장자인 명덕초교 품으로 돌아온 것.
명덕초교는 이날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작품 '사과나무'를 되돌려받고, 효율적인 보관과 관리를 위해 작품을 대구미술관에 기탁했다. '사과나무'는 이인성의 전성기 작품으로, 이인성이 대구의 상징인 사과나무를 그려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에도 걸리지 못하는 등 국립현대미술관에 기탁된 이후 대구로 돌아오지 못하고 수도권에서만 전시돼왔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화가의 작품을 되찾아, 잃어버린 가보를 40년 만에 되찾은 기분이다"면서 "명덕초교 소장품인데 대구미술관에 기탁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아루스다방 등 이인성 관련 스토리텔링에 대구시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성기념사업회 회장이자 이인성의 아들인 이채원 씨는 이날 감격에 북받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이인성의 작품이 대구 시민들에게 돌아온 만큼 이인성에 대한 재조명 열기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씨는 '사과나무' 영인본을 학교 측에 기증했다.
명덕초교 학생들과 교사들도 숙연하게 이 장면을 바라봤다. 김미진 명덕초교 교사는 "저 역시 그전에는 이인성이라는 이름밖에 몰랐는데 아이들과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인성에 대해 공부하고 자세히 알게 됐고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대구미술관은 1일 미술품 복원전문가 김주삼 씨에게 의뢰해 작품의 컨디션을 꼼꼼히 체크한 후 이인성의 기일인 3일부터 대구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일 오후 4시 대구미술관 2전시장에서 작품 설치 행사를 갖고, 선착순 300명에게 사과를 제공한다. 대구미술관은 '사과나무'를 기탁받은 것을 기념해 3일과 4일을 무료 관람일로 정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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