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2500원짜리 국수' 비산식당 정월연 할머니 인심 듬뿍

"야들이 우리나라 장래 아닙니까? 난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요. 야들을 잘 키워야 우리들 할메 할배가 핀하게 잘 살꺼 아닙니까?"

정월연(71) 할머니가 식당 주방에서 국수를 삶으면서 한마디를 던진다.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미술대학 후문에 위치한 국수전문식당인 비산식당은 약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4인석 식탁 4개가 비치된 홀과 개방된 작은 주방으로 꾸며져 있다. 음식 주문을 하면 개방된 주방에서 바로 삶아내는 잔치국수, 칼국수, 쫄면 등이 나온다. 가격이 2천500원밖에 안 되지만 큰 그릇에 수북이 담아서 내온다.

"자식들요? 남매를 곱게 잘 키웠습니다. 아들은 대기업에 근무하고 딸과 사위는 중등학교 부부교사입니다. 모두가 손님들과 학생들 덕분이지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대학생들과 식당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멀리 칠곡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넘게 달려온다. 그래도 손님과 학생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면 즐겁다고 한다. 점심때면 좌석이 꽉 차서 식당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손님들 상당수는 할머니가 국수를 삶는 동안 반찬을 직접 나르고 물도 챙기면서 할머니를 돕는다.

단골이라는 송주영(공예과 4년) 씨는 "할머니 인심이 좋아요. 맛있고 양도 많은 데다 값도 싸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정 할머니 덕택에 값싸고 맛있는 국수를 먹을 수 있어 많은 학생들과 주위 회사원들의 칭찬이 대단하다.

글'사진 김영창 시민기자 scouterkim@empas.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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