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그는 대구의 자랑이었다.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국내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던 이승엽. 일본 프로야구의 도전을 마치고 9년 만에 친정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그는 대구 야구팬들에게 더할 수 없는 선물을 안기며 가을 밤하늘 가장 빛나는 별로 우뚝 섰다.
정규시즌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승엽은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본지와 가진 인터뷰(10월 24일자 1면)에서 "도루나 번트를 해서라도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그는 지켰다.
이승엽은 "올 시즌은 홈런 신기록을 세웠을 때나 MVP를 받았을 때보다 소중한 한 해였다. 일본에 8년간 있다가 돌아와서 첫해에 부상 없이 뛰고 팀도 우승해서 너무 보람된 한 해를 보냈다"고 했다. 또 이승엽은 "내년에도 삼성뿐 아니라 9개 구단 선수들이 힘을 합쳐 팬 여러분께 최고의 플레이로 야구장에서 보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2002년 삼성의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2003년 시즌 후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3년 12월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한 이승엽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개를 쳐내며 지바 롯데가 1974년 이후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승엽이 웃었던 것은 2005년 말부터 2006년까지였다. FA를 선언한 뒤 요미우리에 입단한 이승엽은 그 해 2006년 타율 0.323, 108타점, 홈런 41개 등으로 공격 전 부문에서 리그 정상급에 오르며 요미우리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2007년 초 어머니의 타계 소식과 함께 왼쪽 엄지 염증 등으로 내내 고전했고, 끝내 팀 내에서 존재감을 상실했다.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이승엽은 오릭스와 계약했지만 역시 성적이 저조했다.
그는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그에게 야구를 심어준 고향에서 올해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를 후배들에게 돌리며 복귀 첫해를 준비한 이승엽은 마침내 2002년 이후 10년 만에 맞이한 한국시리즈에서 포효했다.
1차전에서 2점 홈런을 때려내며 SK를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3차전에서는 비록 팀이 8대12로 역전패했지만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4차전에서 감독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어설픈 주루 플레이로 패배를 자초했으나 5차전에서 2안타를 쳤고 1득점했다. 6차전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3타점 3루타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시리즈 타율 0.348(23타수 8안타), 7타점.
이승엽은 스스로 채찍질을 하며 삼성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놨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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