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비자물가는 안정이라는데…김장 하려니 손부터 떨리네∼

'소비자물가는 안정적이라는데 우리 집 장바구니 물가는?'

10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식료품비, 교통비, 전세값 등은 많이 올라 체감물가는 더 불안해졌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파 등 김장물가가 크게 올랐다.

◆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2%대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9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에서 6월까지 2%대 상승을 유지하다가 7월 1.5%, 8월 1.2%로 낮아졌지만 9월 들어 2.0% 상승을 기록한 이후 2개월째 2%대를 이어갔다. 대구와 경북도 각각 2.3%, 2.0%로 안정세를 보였다.

태풍과 추석때 강세를 보인 농작물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하고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공공요금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이 소비자물가 안정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달러당 원화 환율이 1천100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것도 수입 물가를 내리는데 한몫을 했다.

지수항목별로 살펴보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5%,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4%, 생활물가지수 1.6% 등은 전제 소비자 물가를 밑돌았지만 신선식품 지수는 12.0%로 크게 뛰었다.

11월과 12월 소비자물가도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EU 재정위기 등 세계적 경기 침체로 여파로 내수경기까지 둔화하면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는 것.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물가여건은 당분간 현재의 안정세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김장철 농산물 수급불안, 국제곡물가'유가 변동폭 확대 등 불안요인도 있다"며 "대선 등 정치일정이 맞물려 가공식품'개인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급등하는 김장물가

안정적인 소비자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힘겹다. 장바구니 물가를 결정하는 신선식품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10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보다는 8.6%,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12.0% 상승했다. 신선채소가 19.3%, 신선과실이 14.0% 뛰며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 5.9%, 전기'수도'가스 3.7%, 집세 3.5% 등 서민물가에 결정적인 품목들의 상승폭이 컸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파 등 김장채소류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고추와 마늘만이 소폭 하락했을 뿐 김장채소 및 양념류 가격이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파 값은 전년 동월 대비 86.6% 뛰며 52개 주요 생필품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고, 배추값도 72.4% 올랐다. 무와 양파 값도 전년에 비해 30% 이상 상승했다.

김장물가 상승세는 김장채소류 재배면적 감소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천408㏊로 지난해보다 22.6% 감소했다. 1994년 이후 18년간 최대 감소 폭이다. 가을 무 재배면적은 6천826㏊로 지난해보다 30.0% 줄었다. 통계가 시작된 1974년 이후 최소 면적이다.

실제 소매가격을 비교해 보더라도 1일 기준 대구지역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3천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천100원보다 66.7% 상승했다. 무는 1개 당 2천490원으로 지난해 1천573원보다 58.3% 올랐다. 파의 경우 3천453원으로 지난해 1천571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정부는 김장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소비자물가 동향 평가자료를 통해 "김장배추 작황과 출하시기에 영향을 미쳐 김장철 농산물 수급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김장철 물가안정을 위해 농산물 비축'계약재배 물량 확대, 시기별 김장비용 정보제공, 할인행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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