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한국영화특선 '화려한 휴가' 4일 오후 11시

1980년 5월 광주.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 분).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끔찍이 아끼는 동생 진우(이준기 분)와 단둘이 사는 그는 오직 진우 하나만을 바라보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진우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간호사 신애(이요원 분)를 맘에 두고 사춘기 소년 같은 구애를 펼치는 그는 작은 일상조차 소중하다. 이렇게 소소한 삶을 즐기는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무고한 시민들이 총, 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눈앞에서 억울하게 친구, 애인, 가족을 잃은 그들은 퇴역 장교 출신 흥수(안성기 분)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해 결말을 알 수 없는 열흘간의 사투를 시작한다.

이 작품은 5'18 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첫 작품이다. 지금까지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1994년 '꽃잎'은 그날의 아픔으로 인한 후유증을 그린 영화이고, 1999년 '박하사탕'은 5'18이 주인공 인생사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전 국민을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모이게 한 드라마 '모래시계' 역시 5'18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화려한 휴가' 또한 5'18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5'18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5월 18일 0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평범한 시민들이 광주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계엄군에 맞서는 열흘간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다루고 있어 '화려한 휴가'가 갖는 의미는 더하다.

도청에서 무장한 계엄군과 맞서는 시민들을 위해 시내 가두 방송을 한 용감한 여자, 아버지의 주검을 붙들고 목놓아 울었던 어린 아이, 억울하게 부상당한 시민을 구하고 이에 격분해 시위대에 가담한 학생, 열흘 만에 존재도 이름도 사라져 버린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이야기하기 위해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각각의 캐릭터는 그들을 반영하고 있다.1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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