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인적 쇄신 파동이 큰 고비를 넘어서고 있다.
당내 분위기가 인적 쇄신 요구의 주 대상인 이해찬 대표는 '명예 퇴진'을, 박지원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을 고려해 '잔류'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세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가 퇴진 요구에 대해 아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당내 혁신'을 위해 이해찬 대표에게 '명예 퇴진'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당내 계파정치의 상징으로 부각된 이 대표와 함께 가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선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호남지역 민심 수습차원에서 당에 조건부로 잔류하도록 할 계획이다. 당직은 유지하되 호남지역 대선 선거운동에만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친노 정리, 지역정당 이미지 최소화가 가장 현실적인 답이 아니겠느냐"며 "어떤 결론을 내리든 방식은 '자진 거취 결정'의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와 같은 식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고 박 원내대표가 실질적으로 2선 후퇴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문 후보의 '결단'과 이 대표의 '희생'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가시화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이 대표 측에서 '떠밀리는 모양새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문 후보와 이 대표 간 담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대표 진영에선 대표직을 사퇴할 경우 차기 당권 투쟁 조기화 등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당 안팎의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며 거취를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주당 대선캠프 내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진척을 위해 당 대표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대표 퇴진과 당의 대선 후보 득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편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4일 '새로운정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인적 쇄신에 대한 안 위원장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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