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차두리가 나왔던 광고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간 때문이야'라는 중독성 있는 CM송 덕분에 이 피로회복제는 큰 히트를 쳤지만 이 광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인 '권고'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유인즉, 특별한 부연설명 없이 '피곤은 간 때문이야'라는 내용만 강조해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모든 피로의 원인이 간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물론 웃자고 만든 광고에 누가 그렇게 오해하겠냐마는 덕분에 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간의 기능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사람의 몸에서 해독을 담당하는 장기'이다. 대사를 통해 몸에 해로운 물질인 독소를 해롭지 않은 물질로 바꾸는 것이 바로 간의 해독작용이다. 또한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을 대사해 원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것도 간의 기능이다.
이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면 일단 10명 중 8명꼴로 가장 많이 느끼는 증상이 빠른 피로감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일찍 피로감을 느끼는 것과 휴식을 취해도 취한 것 같지 않고 늘 기운이 없다. 매사에 의욕도 없고 심해지면 황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약을 포함해 간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고 과다한 알코올 섭취 등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면서 간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나므로 특수한 경우에 파괴되는 만큼 재생이 이루어진다면 염증이 있더라도 정상기능을 할 수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신이 있다. 이 신이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주어서 아버지인 제우스로부터 카우카소스 산에 묶인 채로 독수리에게 간을 파 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이 신화와 연관해보면 '그 아득한 과거에 간이 재생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란 생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정상인은 간의 80%를 절제해도 간 기능이 회복될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역으로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간암이 발생하고 급기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정도면, 비록 모든 피로의 원인이 간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더라도 간이 신체의 건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물론 피로회복제가 얼마만큼 간에 효능이 있는지는 의심해볼 만하지만, 간이 지닌 해독 능력과 재생 능력과 함께 간이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간을 소중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영남대학병원 치과 교수 이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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