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폭력은 교내보다 학교 주변이 더욱 심각합니다. 우리 아이 안전은 엄마들이 지켜내겠습니다."
매주 금요일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오후 4시 30분쯤 대구 동신초등학교와 신천초등학교 주변 골목길.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 사이에 군청색 조끼를 입고 노란 모자를 쓴 한 엄마가 빨간 경봉을 들고 걸어다니고 있다. 우리 아이 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는 이진갑(59) 씨다. 이 씨는 혹시 우리 아이들이 범죄 사각지대에서 폭력을 당하지 않을까 순찰을 돌며 안전 귀가를 돕고 있다.
"골목을 돌다 보면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뺏는 학생들을 많이 봐요. 또 스마트폰으로 야한 동영상을 보는 학생도 있고요. 이런 학생들을 보면 엄마의 마음으로 따끔하게 충고를 하고 귀가를 종용하지요."
이 씨는 우리 아이 안전지킴이 활동을 3년째 해오고 있다. 사법권은 없지만 제복을 입고 골목을 누비는 것 자체만으로도 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씨는 자신의 자식도 중학교 때 일진회 학생들에게 각목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등 엄마로서 아픈 상처를 갖고 있다.
교내에서는 '배움터 지킴이'가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하고 있지만 학교 밖까지 영향력이 미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 씨는 학교 주변의 아동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 안전지킴이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청소년 선도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2010년 아이를 지키기 위해 엄마들로 뭉친 패트롤맘 대구지부를 결성했다. 3년 전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폭력이 사회문제가 되면서부터다. 이 씨는 대구시 중구와 수성구, 달성군 등 8개 패트롤맘 지회도 조직했다. 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200여 명의 엄마가 지킴이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패트롤맘은 지회별로 조를 편성해 매주 3, 4차례 초등학교 주변 골목을 순찰하고 있다.
"엄마들이 아동 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다 보면 위험한 상황도 많아요. 업주로부터 영업에 방해된다며 협박을 받기도 해요. 위급한 문제가 발생할 것 같으면 경찰에 신고해 안전을 지키죠."
이 씨는 패트롤맘 엄마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했다. "콩나물과 두부값도 깎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30만원이나 하는 비싼 제복을 자비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복만큼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면 엄마들에게 큰 힘이 될 거예요."
패트롤맘들은 경찰과 함께 졸업식 뒤풀이 방지, 교통안전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패트롤맘 20여 명은 앞으로 승강기 안전교육 자격증도 취득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강기 안전교육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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