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은 상당하다. 현직 대통령들이 웬만한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연임에 성공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연임에 실패했다. 카터는 재임 시 국제외교에서 도덕을 강조하다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첫 임기 후반에 발생한 주이란 미국대사관의 인질 사태를 해결하지 못해 재선에 실패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걸프 전쟁에서 승리해 높은 지지를 얻었으나 경제 정책에 실패하는 바람에 4년 만에 물러나야 했다.
결국, 미국 대선은 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대외 정책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경제를 잘 이끌지 못하면 재선되기가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카터의 후임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국제정치에서 강한 지도력으로 동'서 냉전을 끝내 미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지도자로 남아 있다. 조지 H. W. 부시의 후임인 빌 클린턴 대통령도 경제 회복을 잘 이끌어 재임 시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대결이 팽팽하다. 박빙의 판세 속에서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를 잘 수습한 오바마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지만,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오바마가 고전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재임 4년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북한의 핵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국제정치에서 유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 위기와 경제난 해소, 건강보험 개혁 등의 주요 과제에 대해서도 애초의 강한 개혁적 입장을 버리고 타협하는 자세를 취해 지지층이 이탈했다.
미국 대선 결과는 국제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돼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여론은 오바마의 연임을 바라지만 롬니가 당선돼 새로운 국제질서를 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미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보수 정권이 등장하고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 중도진보 정권이 나타나는 등 정권의 성격이 엇갈렸다. 미국 대선을 흥미롭게만 지켜볼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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